봉준호, 설국열차만?..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도 만화 영감
살인의 추억-프롬 헬·괴물-20세기소년 등
만화 속 이야기 기법, 영화에 담아내
콘티, 앵글·효과 등 세밀히 직접 그려
"빛·어둠만 있는 그림체 사랑" 밝히기도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06년 ‘20세기 소년’의 작가 우라사와 나오키와의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을 때도 “영화 감독을 그만둔다면 만화가가 되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만화가가 꿈이었다”고 수상 소감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봉 감독의 만화 사랑은 유명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여러 장르의 만화를 섭렵했으며, 고등학생 시절에는 성당을 다니며 교회 회지에 자신의 만화를 연재했고, 대학생이 돼서는 일정 급여까지 받으며 연세대학교 신문인 ‘연세춘추’에 만평을 그렸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직접 그린 만화는 지금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를 만들게 된 이후에도 항상 그의 곁에는 만화책이 있었습니다. 봉 감독이 만들어내는 영화는 줄거리부터 세세한 연출 방법에 이르기까지 만화의 영향이 곳곳에 미쳐 있습니다. 스스로를 ‘만화 수집가’ ‘만화광’이라고 소개하는 그에게 만화란 무엇일까요.


봉 감독이 어린 시절 사랑했던 만화 중 하나로 꼽은 ‘미래소년 코난’의 주인공 코난은 그의 첫 넷플릭스 장편영화 ‘옥자’(2017)에서 주인공 ‘미자’를 탄생시켰습니다. 봉 감독은 지난 2017년 칸 영화제에서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주인공 코난의 여자 버전, 짐승 같은 매력을 지닌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며 영화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미자는 시골 산골짜기에서 자란 소녀로 대기업에 맞서 동물 옥자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입니다.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 작업이 막혔을 때는 영국의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그래픽노블 ‘프롬 헬’에서 살인사건을 통해 시대상을 그려내는 법을 참고했다고 합니다.

봉 감독 스스로도 과거 “인쇄된 콘티북을 보면 내가 만화가가 돼서 만화 신간이 출간됐구나 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괴물’에서 그렸던 콘티는 스페셜 DVD 부록에 포함돼 공개됐었으며, 콘티가 포함된 옥자 아트북이 국내외에 출판됐습니다. 지난해 8월 출간된 ‘기생충 각본집앤스토리보드북’은 아카데미 4관왕 소식이 알려지며 순식간에 완판된 상태입니다. 그는 “실제로 콘티를 직접 그리다 보면 머릿속에 구체적인 장면이 잘 그려진다”며 “영화와 가장 가까운 매체가 만화인 것 같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이토록 만화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민아 영화평론가는 “봉 감독은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봉 감독이 유년시절을 보낸 70~80년대만 하더라도 만화는 일탈로 여겨졌는데 집안에서 자유롭게 만화를 즐길 수 있게 해준 환경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 같다”면서 “다만 환경이 주어진다고 다 예술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봉 감독은 시각적인 예민함이 발달한 감독으로 남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미지로 전달하는 데 특출난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봉 감독은 단순히 이야기 줄거리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감독이라 생각한다”며 “이미지를 동반하지 않고는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충분히 전할 수 없다는 마음이 그 배경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영화 스토리보드는 컷으로 진행되기에 만화와 유사한 점이 많다”며 “봉 감독은 만화적인 연출에 익숙하다 보니 그 속에 특유의 유머를 넣을 수 있는 여유도 탄생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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