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가 꼽은 '라임사태' 세가지 핵심

금융위원회는 14일 발표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향' 자료에서 '라임 사태'로 불거진 사모펀드 시장 취약 구조의 핵심을 크게 △만기 미스매치(부조화) △복잡하고 기형적인 복층·순환 투자구조 △TRS(총수익스와프) 거래로 꼽았다.
만기 미스매치 문제는 펀드가 담은 기초자산과 환매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라임자산운용은 특히 비상장 주식이나 메자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유동화가 어려운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언제든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운영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라임운용은 또 펀드 부실을 숨기기 위해 자사 펀드 간 자전거래를 이용했다. 모(母)펀드가 투자한 자(子)펀드가 다시 모펀드에 투자하거나, 다른 운용사 상품을 이용해 재투자하는 방식이 동원됐다. 하나의 펀드에 문제가 생기면 그와 연관된 모든 펀드로 부실이 확산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펀드 간 순환투자는 수탁액을 부풀리거나 운용보수 중복수취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전담중개(PBS·프라임브로커) 증권사와의 TRS 계약은 펀드 부실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라임이 TRS 레버리지(차입)를 통해 투자 규모를 늘리면서 손실도 두 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현재 사모펀드 레버리지 비율은 순자산의 400%로 제한되는데, 라임은 부채로 잡히지 않는 TRS 계약을 이용해 고수익만 좇은 것이다.
금융위가 사모펀드 실태 조사를 통해 문제를 파악한 만큼 대책도 이에 집중될 전망이다. 우선 비유동성 자산 투자비중이 50% 이상이면 개방형 펀드로 설정하는 것이 금지된다. 개방형 펀드에 대한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건전성 검사)도 의무화한다. 폐쇄형 펀드라도 자산의 가중평균 만기 대비 펀드 만기가 현저히 짧으면 설정이 제한된다. 유동성 문제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금융위는 '모→자→손'으로 이어지는 복층 투자구조는 여전히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투자자에 대한 정보제공이나 감독 당국의 감시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복층 펀드는 앞으로 투자자와 당국에 투자구조나 최종 기초자산, 비용·위험 정보 등을 보고해야 한다. 또 복층 펀드의 모든 투자자 수를 합산해 49인으로 제한된 공모규제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자사 펀드 간 상호 순환투자는 전면 금지된다.

TRS 관리도 강화된다. 라임운용처럼 PBS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증권사로부터 TRS를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것이 전면 금지된다. 정식으로 PBS 계약을 맺은 증권사만 TRS를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TRS 레버리지 한도도 현행 사모펀드 레버리지 한도인 400% 안에 포함되도록 명확히 규정된다.
금융위는 라임의 경우처럼 TRS를 제공한 증권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자금을 회수해 일반투자자 피해가 커지는 구조도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TRS 등 레버리지를 일으킨 펀드는 차입 여부와 한도 등을 판매 전에 투자자에게 알리고, 동의를 얻도록 규제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선순위 채권자인 TRS 증권사로 인해 손실 폭이 커질 가능성도 충실히 알리도록 투자자 보호 조처를 강화할 예정이다.

자펀드 중에서는 '라임 AI스타 1.5Y 1호', '라임 AI 스타 1.5Y 2호', '라임 AI 스타 1.5Y 3호' 등 세게 펀드에서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 이들은 TRS를 사용해 레버리지를 100% 일으키면서 기준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라임운용은 아직 실사기 진행 중인 '플루토 TF 펀드'(무역금융펀드) 손실률도 약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라임운용이 다음 달 말까지 구체적인 상환 및 환매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 13일부터 라임운용에 금융감독원 상주 검사반을 파견하고 있다. 라임운용의 상환 및 환매 계획 수립과 이행을 감시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판매사 직원으로 구성된 상근 관리단도 지난 12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불완전 판매 가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손해 발생이 확정되고, 손해액 산정이 이뤄지면 분쟁 조정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지난 7일 기준 라임운용에 대한 분쟁조정 접수건수는 214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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