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신 늘린 동남아 하늘길..코로나19 확산에 노선 정리 '부메랑'

김상훈 기자 입력 2020. 2. 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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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세부 등 인기 노선 포함..26개 동남아 노선 감축
日·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잇단 타격..1분기도 적자 예상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 여파로 국내 항공사들의 중국 하늘길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동남아 노선도 일제히 감축에 들어간다. 감염을 우려한 여행자들의 여행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결과다.

항공사들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이슈 이후 동남아 노선 공급을 확대해 왔다. 하지만 이번 감축으로 수익 악화가 예상돼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낭·세부 등 인기 노선 포함…26개 동남아 노선 감축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을 중심으로 중국 노선 외 동남아 등 다른 지역까지 노선 감편이 확산되고 있다. 전날(13일) 기준 확인된 동남아 노선만 26개다.

먼저 제주항공은 오는 16일부터 순차적으로 부산~방콕, 대구~세부·다낭 등 3개 노선에 대해 운휴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 12일 무안~방콕(주4회→주2회)을 시작으로 인천~방콕(주21회→주14회), 인천~세부(주14회→주7회), 인천~코타키나발루(주14회→주7회), 인천~마닐라(주7회→주4회), 인천~하노이(주7회→주4회), 인천~호찌민(주7회→주4회), 무안~방콕(주4회→주2회) 등 7개 노선에 대해서도 감편 조치에 들어간다. 감축 기간은 2월말까지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3월20일까지 하루 2편씩 운항하던 대구~타이베이 노선을 하루 1편으로 감편하기로 했다. 또 인천~치앙마이, 인천~클락, 인천~하노이, 부산~타이중 등 5개 노선은 동계시즌 전인 3월말까지 운항을 중단한다.

이스타항공은 부산~방콕, 부산~타이베이 등 부산발 2개 노선을 운휴하고, 인천~다낭, 인천~나트랑, 인천~방콕, 인천~코타키나발루, 청주~타이베이 등 5개 노선에 대해선 감편 조치했다.

에어부산은 오는 3월1일부터 주7회 운항하던 대구~타이베이 노선 운휴에 돌입한다. 또 부산~타이베이(주14회→주7회), 부산~다낭(주14회→주7회) 등 부산발 2개 노선에 대해서도 감편을 결정했다.

진에어 역시 동계시즌 시작 전인 3월28일까지 부산~방콕, 인천~칼리보 등 노선 운휴에 돌입한다. 이와 함께 부산발 삿포로·오키나와 등 2개 노선에 대해서도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에어서울도 동남아 노선 공급 감축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인천~타이중, 인천~치앙마이 등 2개 노선에 대해 비운항 결정했다. 아울러 방콕(주14회→주7회), 하노이(주21회→주14회), 싱가포르(주10회→주7회), 나트랑(주7회→주3회), 사이판(주14회→주7회) 등 인천발 5개 노선은 감편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외식업체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이다. 이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입점 외식업체 150여 곳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매출과 고객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2.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日 대신 택한 동남아도 부진…1분기 실적 타격 불가피

이는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감염을 우려해 여행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특히 싱가포르와 태국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제3국 감염' 사례가 생기면서 동남아 노선 탑승률이 크게 줄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통상 항공기 탑승률이 75%선은 돼야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정부도 최근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는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대만 등에 대해 여행과 방문을 최소화해달라고 권고한 바 있어 동남아 여행 수요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 노선 수요가 줄자 동계시즌에 맞춰 동남아 인기지역 위주로 공급석을 늘린 바 있다. 실제 국토부 지난해 10월 집계한 항공사들의 동계기간 운항일정에 따르면,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운항횟수는 전년보다 늘었다. 특히 베트남은 전년 동기 대비 28.4%(주126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CC 업계 관계자는 "2월 성수기인데도 탑승률이 반토막 나는 등 안 띄우는 게 오히려 낫다는 판단"이라며 "일본 이슈 이후 동남아 공급이 몰린 면이 있어 현재의 감축이 더 큰 타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에 이어 중국, 동남아까지 여행 수요 위축으로 노선 공급을 줄이면서 항공업계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단거리 위주의 전략을 짤 수밖에 없는 LCC의 경우 현재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이미 지난해 대대적인 적자를 보인 LCC들은 올해 1분기마저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불매운동 여파와 홍콩 사태가 회복되기도 전에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항공 수요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특히 단거리 노선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며 대형항공사 대비 저비용항공사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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