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에 띄워올린 세월호.."이제 해피엔딩으로"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기생충' 말고도 또 하나의 우리 작품이 후보로 참여했었죠.
바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부재의 기억'입니다.
비록 수상은 못헀지만 희생자들의 아픔을 나누고 국가란 무엇인지, 전 세계 영화계에 화두를 던진, 의미가 있습니다.
시상식에 직접 참석했던 유족들을 박소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현장의 고통을 다뤄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다큐멘터리 본상에 진출했던 영화 '부재의 기억'.
시상식에 다녀온 엄마 오현주 씨는 준형이 만을 위한 공간에 새 트로피를 올렸습니다.
[오현주/故 장준형 군 어머니] "준형이 세례명이 사무엘인데…사무엘이라는 이름이 적혀져 있는 트로피가 있어서 너무 기분 좋아서 얼른 바로 가지고 왔죠."
어렵게 얻은 시상식표도 남겨두었습니다.
사전 시사회와 시상식에서 만났던 전 세계인들은 세월호 참사가 단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며 공감했습니다.
[오현주/故 장준형 군 어머니] "자신들의 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러니 우리가 다 함께 마음을 모아서 아이들을 더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보자."
끔찍한 악담도 들었지만 어머니들은 굴하지 않았습니다.
[오현주/故 장준형 군 어머니] "심지어 '아주 애들을 팔아서 호강했네' 이런 이야기도 들었는데 아무렇지 않아요. 우리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끝까지 세상을 바꿔가기 위해서 애쓸 겁니다."
미국에서 만난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이선균 등 배우들도 응원을 보탰습니다.
[오현주/故 장준형 군 어머니] "(봉준호 감독이 '부재의 기억'을) 보신 날 자기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고…(송강호 배우는) 같이 피켓 들어주셔서 기무사 블랙리스트에 오르신 분이거든요. (이선균 배우는) 세월호를 모티브로 한 영화에 출연해주셨던 분이고…오히려 응원해 주시고 함께 축하해주시고 해서 너무 기뻤어요."
어제 한국에 돌아와 아직 피곤이 채 풀리지 않았지만 어머니들은 이미 다음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오현주/故 장준형 군 어머니] "(유가족에게) 세월호 참사는 영원히 새드엔딩이죠.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게 진짜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고요. '해피엔딩을 담은 영화로 다음에는 장편으로 다시 문을 두드리자'라고 서로 그렇게 다짐하고 약속하고 왔거든요."
[김미나/故 김건우 군 어머니] "아이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것. 그게 저는 저희의 끝이에요. 엄마가 끝까지 해볼게…"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취재: 박지민 / 영상편집: 김현국)
박소희 기자 (so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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