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이 되살려낸 이명박·박근혜 정부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예술계를 탄압한 블랙리스트에 대한 기억까지 되살려냈다.
국정원개혁위원회가 2017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은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좌파 연예인 대응 TF’가 관리한 82명의 명단에 들었으며, 박근혜 정부가 2014년 작성한 ‘문예계 내 좌성향 세력 현황 및 고려사항’ 보고서에 기재된 249명에도 포함됐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 발표 자료를 보면 ‘살인의 추억’(2003년), ‘괴물’(2006년), ‘설국열차’(2013년) 등 봉준호 감독 대표작 3편이 나란히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살인의 추억’은 공무원과 경찰을 비리 집단으로 묘사했고, ‘괴물’은 반미 정서와 정부의 무능을 부각했으며, ‘설국열차’는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사회저항 운동을 부추겼다는 것이 이유다.
‘기생충’ 수상의 또 다른 주역인 배우 송강호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영화 ‘변호인’ 주연을 맡았다가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기생충’ 투자배급사인 CJ ENM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살인의 추억’, ‘공공의 적’ ‘도가니’ ‘공동경비구역 JSA’ ‘베를린’ 등 제작 영화들이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의 사찰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2014년 경영에서 손을 떼고 미국으로 떠나 외압설에 휩싸였다.
지난해 활동을 종료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는 9000명 문화예술인과 340여개 단체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봉준호 감독이 겪은 한국 문화예술계의 흑역사를 앞서 조명한 건 외신들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지속했더라면 ‘기생충’은 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이번 수상을 한국 민주주의 승리로 해석하는 칼럼을 실었다.
영국 가디언과 독일 슈피겔도 블랙리스트를 언급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지난해 5월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영화제 수상 릴레이를 시작할 무렵부터 봉준호 감독 전력을 자세히 전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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