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영어로 Parasite" 제목의 직관 [무비노트]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봉준호 감독 ‘기생충(parasite)’, 제목 자체가 지닌 강렬한 직관이 아카데미 시상식의 공신력에 힘입어 세계인들의 뇌리를 강타했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계급, 불황 속 빈부격차, 소수자와 다수 간의 대립각 등 사회 현상은 현재 전 세계의 주요 쟁점이다. 1계급 종족이라 불리는 백인들마저 하릴없이 아시아계 천재 감독, 비범한 미장셴과 메시지로 점철된 영화 면면에 홀린 것은 당연지사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며 국위 선양은 물론, 세계 영화사에 남게 될 이 영화와 봉준호 감독의 예술 업적은 어떤 물적·경제적 가치로도 환산할 수 없게 됐다. 10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작품상·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국제영화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등 총 4개 부문 수상 영예를 안았다.
항간에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관련해 미국 백인들의 잔치라는 비아냥 섞인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볼멘소리와 별개로 역사적으로 미국 최고 저명한 영화제이자 예술사적으로 압도적 공신력을 지닌 아카데미 시상식은 봉준호 감독의 메시지, 통찰력, 편집력, 공감각 등이 모두 녹아난 ‘기생충’에게 최고의 상찬을 바친 격이 됐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것은 101년 역사상 최초이며,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탄 것도 92년 오스카 역사상 첫 사례다. 감독상의 경우 대만 출신 이안 감독이 할리우드 제작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브로크백 마운틴’을 통해 수상 이력이 있으나 순수 아시아 영화로 받은 것은 봉준호 감독이 처음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백인 잔치라는 비판에 오스카 백인들의 버튼이 눌렸다”라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로 ‘기생충’ 군단의 이번 네 부문 수상이 무척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무후무한 만큼 인종·국가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뛰어넘은 ‘기생충’의 약진이 향후 봉준호 감독을 잇는 차세대 수재 아시안 감독들을 배출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실제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꽃이라 불리는 작품상에 더불어 감독상까지, 서구권 영역인 줄로만 알았던 핵심 수상 부문을 모두 휩쓴 상황. 이는 감독뿐 아니라 영화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 배우, 제작사, 영화 제작 환경을 뒷받침해온 한국 제반 영화 시스템, 한국 영화를 꾸준히 사랑해온 국내 관객들이 행사해온 한결 같은 영향력의 몫도 적지 않다. 한 영화 관계자는 “CJ그룹 부회장 이미경이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현장에서 한국 관객들을 언급한 것은 한국 대중예술의 근간에 영화 관람 환경 제반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열광해온 자국민들이 있다는 것을 체감해온 결과론일 것”이라 귀띔했다.
‘기생충’의 파워풀한 비상에 대한민국 온오프라인이 열광하고 있다. 현재 숱한 미디어가 앞 다퉈 아카데미 시상식 현황, 봉준호 감독 수상소감 등을 보도하고 있으며 유튜브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 실황 콘텐츠들이 넘실댄다. 미국 4대 조합상으로 불리는 ‘미국감독조합(DGA)’ ‘미국배우조합(SAG)’ ‘미국작가조합(WGA)’ ‘미국제작자조합(PGA)’을 모두 휩쓴 것은 물론, 2019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등 57개 해외 영화제에서 주요 영화상 55개를 장악한 일 또한 아카데미 시상식의 화려한 복선으로 요약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영어권 국가를 대대적으로 뒤흔든 작품인 만큼 현재 많은 이들이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를 통해 ‘기생충 영어로’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는 이변도 발생했다. ‘기생충’은 영어로 ‘parasite’다. 말 그대로 자연 속 다른 존재에게 기생하며 생존을 도모하는 벌레를 뜻하기도 하지만 식객, 혹은 기생충 같은 인간이라는 메타포(은유)로서의 독특한 어감과 의미를 지녔다.
실제로 이 같은 ‘기생충’의 세계적 인기는 제목이 지닌 중첩 의미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누군가에겐 얼핏 재난영화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이 단어는 인간을 날카롭게 관찰하는 봉준호 감독의 날 벼린 시선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기 전의 관객들로선 ‘기생충’이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전제 아래, 작품 속 기생충은 인간의 복잡다단한 면모를 상정하는 섬뜩한 은유임을 예상하게 된다. 자연스레 블랙코미디, 그로테스크, 호러, 스릴, 휴머니즘 등 다채로운 복합장르마저 상상할 수 있게 되면서, 작품을 향한 전 세계 관객들의 관전 호기심이 증폭될 수 있었다. 제목이 지닌 중첩 의미만큼, 영화는 지하, 반지하, 지상 세 구간을 구현하고 그 안에 프롤레탈리아와 부르주아 등 노동 문제, 자본으로 나뉘어지는 계급 문제를 비롯해 인간의 본능적·사회적 양극 면모를 함축해냈다.
세밀하고 정교한 플롯을 짜내기로 유명한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봉준호+detail)’이라는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별칭을 지녔다. 한층 더 유능해지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해오며 갖은 난관을 이겨낸 의지의 결실일까. 스토리텔러로서의 천생 재능, 예술적 직관, 경력이 쌓아올린 영화적 계산이 비로소 ‘기생충’의 걸작 공증으로 이어졌다. 이는 봉준호 개인뿐 아니라 세계 영화계에 영원히 남을 역사의 기록이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영화 스틸컷]
parasite|기생충|봉준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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