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코로나와의 인민전쟁"..확산 막는다며 여론도 차단 ['신종 코로나' 확산]

정원식 기자 2020. 2. 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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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교통·상점 통제에 14개 성·시 봉쇄 ‘전시 방불’…SNS 검열까지 강화
ㆍ‘식당선 거리 1m 유지’ ‘이틀에 한번 가족 중 1명만 외출’ 등 구체적 지령
ㆍ중국 사망자 636명, 후베이성 외 확진자 증가세 둔화…WHO “정점 아냐”

중국 의료진이 보호복을 입은 채로 6일(현지시간) 후베이성 우한의 신종 코로나 격리치료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우한 |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3만1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이 계속되면서 중국 지도부가 신종 코로나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강력한 통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여론 통제까지 강화하면서 중국 체제에 대한 비판 여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7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3만1116명, 사망자는 63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는 전날보다 3143명, 사망자는 73명 늘었다. 지난 5일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사망자 수가 70명을 넘어섰다. 진원지인 우한(武漢)시가 있는 후베이(湖北)성은 지난 6일 하루 동안 확진자가 2447명, 사망자가 69명 늘었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우리는 전국적인 동원과 전면적인 배치, 신속한 반응으로 가장 전면적이고 엄격한 예방·통제 조치를 도입했으며 바이러스를 저지하기 위한 인민전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전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통화하면서도 신종 코로나 대응을 “인민전쟁”에 비유했다.

9일 중국의 춘제와 특별 휴무 기간 종료를 앞두고 중국은 전시를 방불케 하는 강력한 통제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이동으로 인한 신종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열차 내 승객 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항공편의 경우 옆자리 승객과 교대로 식사를 하도록 했다.

베이징의 경우 식당에서는 1m 이상 서로 간격을 두게 하고 택배는 아파트 단지 앞에서 직접 받아 가도록 하고 있다.

봉쇄 조치도 확대되는 추세다. 관영매체 중국망은 7일 현재 중국 14개 성·시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 또는 봉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 방지 30개 조항’을 운영 중인 랴오닝(遼寧)성에서는 출입 시 체온 측정을 의무화하고 외지 방문객은 자택에서 14일 동안 격리 조치하고 있다.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서는 한 가정에서 1명만이 이틀에 한 번 식료품 구매를 위해 외출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대응과 관련한 여론이 악화하자 소셜미디어 검열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시나웨이보,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의 모기업 텐센트 등에 감독기관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CAC가 최근 시진핑 주석이 사회 안정을 위해 온라인 통제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이후 위챗, 웨이보 등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다른 지역의 확진자 증가세가 3일 890명에서 4일 731명, 5일 707명, 6일 696명으로 사흘째 줄어들고 있는 것은 청신호다. 그러나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확산세가 둔화하는 신호가 있으나 정점에 도달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라이언 팀장은 누적 감염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장 큰 난제는 여전히 확산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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