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전자노조 위원장 "이재용, 과거 과감히 버려야"

CBS 시사자키 제작진 2020. 2. 7. 1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 기업문화, 이미지와 달리 강압적·폐쇄적
노조 탄압 두렵긴 했지만.. 부딪혀보기로 결심
회사에 의해 퇴사당해도 나쁘지 않다 생각해
3년 전부터 비밀리에 노조 준비, 지난해 공개
사측, 예상치못한 인물 등장에 의아해 하는듯
노조원 1만명 되면 사측과 교섭도 시작할 것
준법감시위, 노조 이메일 일방적 삭제에 침묵
앞으로도 제대로 된 기능 할 수 있는지 의문
이재용, 과거 과감히 버리고 노조 받아들여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2월 7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 정관용>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창립 50년 만에 전국 단위 상급단체를 둔 노조가 탄생을 했죠. 또 얼마 전에 삼성화재에도 68년 만에 처음 노조가 출범했고요. 삼성의 무노조 경영 조금씩 금을 내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요. 하지만 얼마 전에 삼성전자 노조가 전 직원 상대로 노조 가입을 독려하는 이메일을 보냈는데 2번이나 사측이 일방적으로 삭제했다고 그래요. 그래서 노조는 여전히 삼성은 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말을 합니다. 삼성전자노동조합의 진윤석 위원장 라디오 방송 첫 인터뷰인데요. 한번 바로 연결해 봅니다. 진윤석 위원장 안녕하세요.

◆ 진윤석> 안녕하십니까? 진윤석입니다.

◇ 정관용> 삼성전자 언제 입사하셨어요?

◆ 진윤석> 저는 올해로 10년 차입니다.

◇ 정관용> 처음 삼성에 입사하고 싶다고 생각하셨던 이유는요?

◆ 진윤석> 삼성은 국내 최고 기업이기도 하고 글로벌 기업이기도 하고 누구나 다 동경하는 그런 기업이죠.

◇ 정관용> 그런데 입사하고 몇 년 지나면서 삼성의 모습이 좀 달랐습니까?

◆ 진윤석> 사실 이제 기대하고 달랐던 부분이 있죠.

◇ 정관용> 어떤 점이 달랐어요?

◆ 진윤석> 삼성이라는 회사가 가진 스마트한 이미지나 그런 합리적이고 모든 절차가 투명하게 임직원의 의사를 반영하여 진행될 거라는 그런 기대가 있었지만 좀 아니더라고요, 현실은.

◇ 정관용> 스마트하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고 투명하지 않았어요?

◆ 진윤석> 네.

◇ 정관용> 그럼 어땠어요?

◆ 진윤석> 일방적이고 굉장히 폐쇄적이었습니다. 찍어누르기식 강압적이었던 그런 조직 문화였었던 거죠.

◇ 정관용> 일방, 폐쇄, 강압?

◆ 진윤석> 네.

◇ 정관용> 그래서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라고 결심하신 겁니까?

◆ 진윤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삼성은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곳이잖아요. 과거에 보면 노조 만들려고 그러면 이리저리 뒷조사 받아서 쫓겨나기도 하고 보직 이동도 당하고 이런 사례도 알고 계시잖아요.

◆ 진윤석> 네,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무섭지 않으셨어요?

◆ 진윤석> 전혀 무섭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죠. 어느 정도 두려움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을 가지고 하지 않는 것보다 어느 정도 한번 부딪혀보고 회사가 혹여 퇴사를 시킨다면 퇴사를 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제가 직장이 삼성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이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조금 가볍게 생각한 면도 조금 없지 않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함께 만나서 이거 우리 노동조합 만들어보자라는 얘기를 꺼내면 다른 동료들도 다 무서워하죠?

◆ 진윤석> 당시에는 처음에는 조금씩 조금씩 꺼려했죠.

◇ 정관용> 그 처음이 언제입니까, 처음이?

◆ 진윤석> 7년 전입니다.

◇ 정관용> 7년 전.

◆ 진윤석> 7년 전에는 다들 회사에 불만은 조금씩 다 가지고 있었지만 이것이 노조로 귀결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회사 내에서 자체기구로 있는 노사협의회나 이런 것들로 해결을 해 보고자 하는 그런 움직임도 있었고요. 아니면 따로 상급자들에게 얘기를 해서 조금 잘못된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 본 적도 있고. 하지만 전혀 바뀌는 것이 없고 오히려 노사협회라든지 이런 곳에서는 괜히 얘기했다가 더 큰 분란이 있을 수 있고 사측으로부터 더한 탄압이 있을 수 있으니 하지 말자 그런 식으로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할 거면 우리가 만들자, 그냥. 그렇게 귀결이 된 것이죠.

◇ 정관용> 처음에는 노조까지 만들 생각은 없었는데 다른 시도가 다 막히다 보니 결국은 노조구나 이렇게 된 거로군요?

◆ 진윤석>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럼 그 노조로구나 하게 된 게 그럼 바로 지난해입니까?

◆ 진윤석> 아닙니다. 노조다라고 생각이 든 건 3년 전이고요. 3년 전부터 답은 노조인데 그러면 우리가 무턱대고 만들 것이냐 아니면 차근차근 준비를 할 것이냐 이런 논의를 이제 3년 전부터 하게 된 것이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그러면 우리가 한번 정식으로 차근차근 준비를 해 나가보자라고 했던 것이 이제 3~4년 전.

◇ 정관용> 3년 전부터 그러면 공개적으로 활동은 그때도 못 하셨죠? 비밀리에 작업하신 거 아닌가요?

◆ 진윤석> 맞습니다. 비밀리에 개인적인 친분을 가지고 있는 주변인들을 포섭하는 단계였고요. 그 당시에는 그런 식으로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다가 공개한 건 언제부터입니까?

◆ 진윤석> 본격적으로 공개를 하게 된 것은 지난해 언론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공개가 된 것이 됐죠.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러면 한 3년 전 그때부터 비밀리에 작업하시던 그 상황에서는 사측으로부터 무슨 감시, 탄압 이런 거 없었습니까?

◆ 진윤석> 제가 받았던 것은 없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잘 모르겠으나 저희가 얘기를 하는데 다른 분들도 크게 뭔가 감시를 받는다든지 이런 뉘앙스를 말씀하신 적은 없고요. 저 역시도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비밀이 잘 지켜졌던 모양이네요, 그때는 그렇죠?

◆ 진윤석> 비밀이 잘 지켜진 것도 있겠지만 설마 만들겠어라고 하는 그런 분위기가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다가 공개되고 나니까 사측 태도가 어떻던가요?

◆ 진윤석> 글쎄요. 사측의 태도는 아직 정식으로 저희가 사측과 뭔가 얘기를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렇지만 들려오는 풍문에 의하면 왜 이 친구들이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회사에서는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라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을 관리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조금 약간 벗어난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했었나 봐요. 이 친구들이 왜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의아한 그런 생각을

◇ 정관용> 방금 표현하신 건 그러니까 요주의 인물로 주시 대상이 아니던 사람들이 아닌 분들이 만든 거군요?

◆ 진윤석>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분들은 별로 이렇게 감시 대상도 아니었는데 왜 만들었을까 하고 놀란다는 거죠?

◆ 진윤석> 맞습니다.

◇ 정관용> 지금 우리 진윤석 씨 위에 부장, 상무 등등 있을 거 아닙니까? 그분들이 뭐라고 그래요?

◆ 진윤석> 일체의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삼가하시거든요.

◇ 정관용> 아예 언급을 안 하고 있다.

◆ 진윤석> 네.

◇ 정관용> 삼성전자의 노조 가입 대상은 모두 몇명이죠?

◆ 진윤석> 국내에 재직하고 계시는 분들이 10만 명 있습니다. 그중 임원분들. 상무, 전무로 일컬어지는데요. 이런 임원분들을 제외하고는 전 임직원입니다.

◇ 정관용> 아직 사측이랑 무슨 교섭 등등 시작하신바 전혀 없죠?

◆ 진윤석> 아직은 교섭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럼 언제부터 시작하실 건가요?

◆ 진윤석> 교섭이라고 하는 것은 이제 힘의 논리가 대등할 때 하는 것인데요. 저희가 이제 국내 임직원이 10만 명이기 때문에 10만 명의 10%인 1만 명 정도가 되었을 때 교섭을 할 예정입니다.

◇ 정관용> 언제쯤 그게 가능할까요?

◆ 진윤석> 올해 중에는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얼마 전에 전 사원 대상으로 노조의 가입을 독려하는 이메일을 두 차례 보내셨다고요.

◆ 진윤석> 네.

◇ 정관용> 그런데 일방적으로 삭제됐습니까?

◆ 진윤석> 일방적으로 삭제를 당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희가 총 2번 메일을 보냈는데요. 한 번은 노동조합의 탄생을 알리면서 가입을 독려하는 그런 메일을 보냈고 두 번째는 타사의 휴가제도라든지 이러한 복지제도를 정리한 그런 메일을 한 번 또 보냈습니다. 총 두 번을 보냈는데 두 번 다 회사로부터 강제 삭제를 당한 것이죠. 회사는 이런 메일이 회사의 규정과 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해서 강제로 발신 취소를 한 것이다라고 저에게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다른 노동조합 활동이 오래된 기업에서는 전부 다 사내 이메일로 노동조합 통보하지 않나요?

◆ 진윤석> 그렇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삼성이 아직은 노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많이 갖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죠.

◇ 정관용> 얼마 전에 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발족하지 않았습니까? 또 이재용 부회장 지금 재판 받으면서 재판부에서도 이 준법감시 부분 굉장히 강조하고 변화하겠다 막 그러잖아요. 기대가 되세요?

◆ 진윤석> 글쎄요, 준법감시위라는 기구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면 이번 메일 삭제건에 대해서도, (사측이) 삭제를 진행하지 않았겠죠. 그리고 만약에 메일 삭제를 했더라도 준법감시위가 정말 제대로 된 기능을 하고자 했다면 분명히 언급이 있었어야겠죠.

◇ 정관용> 말을 해야 되는데 말이 없다.

◆ 진윤석> 이런 부분들에서 움직임이 없다. 아무런 말도 없다는 것은 글쎄요. 준법감시위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는 그런 기구인지 의문을 좀 표하고 싶습니다.

◇ 정관용> 삼성전자 사측 그 대표인 이재용 부회장한테 한마디 하시죠.

◆ 진윤석> 얼마 전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겠다라는 그 반성문을 언론을 통해 봤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사실 많은 내부 직원들이 믿고 싶어하고 또 그랬으면 하는 바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반성문을 통해서 진짜 하시고자 했던 이런 행동들을 하시려면 이런 노조에 대해서는 또 새로운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부분이 있지 않을까. 정말 과거를 과감히 버리시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그런 행동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1만 명 돌파하기를 기대하고요. 그날 또 인터뷰합시다.

◆ 진윤석> 그러시죠.

◇ 정관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진윤석 위원장 고맙습니다.

◆ 진윤석> 감사합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BS 시사자키 제작진] jcn2000@hanmail.net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