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개조 실험하는 악당에 '마루타' 이름붙인 일본 만화가, 뒤늦게 사죄
[경향신문] 일본의 만화잡지 <주간 소년점프>에 옛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을 연상케 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비판을 폭주하자 작가와 출판사가 7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3일 발매된 ‘나의 영웅 아카데미아’ 최신 회차에서는 인간 개조 실험을 하는 악당의 이름이 ‘시가마루타’(志賀丸太)라는 사실이 처음 공개됐다. 마루타는 ‘통나무’라는 뜻이며, 일본군 731부대가 생체 실험 피해자들을 지칭할 때 사용했다.

만화 출판사 슈에이사는 7일 사과문에 “시가 마루타라는 이름이 과거의 비참한 역사를 연상시킨다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 독자분들이 지적해주셨다”면서 “사전에 편집부가 표현에 대해 충분한 검토했어야 했다.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작가 호리코시 코헤이도 “시가는 악당연합 두목의 본명인 ‘시가라키’의 일부를 따왔다는 설정이며, ‘마루타’는 둥글둥글하게 살이 찐 느낌을 표현하고자 붙인 이름이다”라면서 “많은 분들께 불편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 독자분들에게 상처를 줄 의도는 없었다”고 전했다.
슈에이사는 해당 캐릭터의 이름을 전자책은 즉시, 종이책은 단행본 발간 시 교체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히로아카’라고 불리는 ‘나의 영웅 아카데미아’는 지금까지 총 2500만부의 단행본이 발간됐고 TV 방송용으로도 제작된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최신 회차 공개 직후부터 독자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주간점프는 홈페이지에 “작가나 편집부에 그런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고, 작가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역사적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의견을 많이 받고 있으나, 이름을 지으면서 그런 의도를 담지 않았다.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이름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해외 SNS를 중심으로 비판이 사그라들지 않고 중국 e북 사이트에서 해당 작품이 삭제되는 등 파장이 커지자 정식 사과문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731부대는 일본이 제2차대전 당시 세균전에 대비해 페스트, 콜레라균 등 각종 전염병균을 연구했던 곳으로 1940년 이후 한국인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몽골인 등 최소 3000여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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