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발 경기둔화 우려에..22개 업종 중 18개↓ 섬유의복·화학·기계 등 中 의존도 높은 업종 크게 내려 반도체 등 전기전자는 5%대↑.."이익모멘텀 살아있어"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주식시장이 연일 긴장상태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거의 대부분의 업종이 내린 가운데 IT업종 등은 꺾이지 않고 상승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선 향후 강한 실적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 이들 종목에 매수세가 몰린 탓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경기둔화 우려’ 신종코로나 이후 22개 업종 중 18개↓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는 1.81% 떨어진 2157.90을 기록했다. 1월 중순까지만 해도 상승추세를 이어가던 코스피 지수였지만 하순부터는 급격히 하락해 지난 3일에는 장 중 21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는 신종코로나가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중심지인 중국에서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절 연휴를 연장한 것도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중국서 조업일수가 감소하고 인력이동이 제한되면서 중국의 투자와 소비가 둔화, 이로 하여금 글로벌 경기까지 함께 둔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진 탓이다.
업종별 움직임은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개 업종지수 중 18개 지수가 연초 이후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보험(-11.71%) △섬유의복(-9.92%) △금융(-9.72%) △철강금속(-9.54%) △건설(-7.47%) △기계(-7.28%) △운송장비(-6.17%) △음식료품(-4.88%) △운수창고(-4.84%) △화학(-4.41%) △유통(-4.38%) 등이 약세를 보였다.
크게 내린 종목들은 대개 대외 불확실성에 크게 흔들리는 업종이다. F&F(007700) 등이 이끄는 섬유의복 업종의 경우 중국 현지 사업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며 업종지수가 크게 내렸다. 화학업종의 경우도 중국 현지 공장의 조업 중단에 따라 손실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약세를 보였다. 기계나 철강금속 업종 역시 경기둔화 우려가 가시화되면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업종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선 춘절을 포함해 생산 시설이 3주 가량 가동이 중단될 예정으로 최소 한분기에 20% 가량의 생산이 감소할 여지가 생긴 것”이라며 “특히 중국 우한엔 자동차·IT·기계 산업의 주요 기업들이 있어 소비 충격에서 제조업 및 글로벌 서플라이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전기전자업종은 ‘독야청정’…“이익모멘텀 여전히 유효”
한편 이 기간동안 오른 업종은 전기전자, 종이목재, 제조업, 의약품 등 단 네 개 업종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종이목재 업종은 해당 기간 지수가 오르긴 했으나 깨끗한나라(004540) 등 마스크 관련주와 택배물량 증가에 따른 골판지주가 오르면서 업종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라 테마성이 짙고 의약품도 마찬가지다. 결국 신종코로나 이슈에도 흔들리지 않고 1% 이상으로 꿋꿋이 오른 종목은 전기전자업종 정도밖에 없었던 셈이다.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대장주가 속해있는 전기전자업종은 연초 이후 5.53% 오르며 신종코로나의 영향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은 신종코로나의 심각성이 나날이 높아지자 한때 약세를 보였지만, 이날 중국 시장이 상승전환하며 안정을 되찾자 다시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이 2115억원어치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단 3거래일 동안 5202억원 가량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오랜만에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신종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이익모멘텀이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코로나 이후 아웃퍼폼한 업종을 보면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IT 등은 현재 이익 전망치와 주가 모멘텀이 모두 양호한 업종”이라고 짚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종의 우호적인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판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 사이클에 진입했으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한국 IT 업종은 EPS 전망이 개선되면서 증시를 견인해 나갈 것이지만 단기 속도조절 가능성은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