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불공정 논란, 윤이형 '절필'에 이어 '#문학사상사 업무 거부'로 일파만파

이영경 기자 2020. 2. 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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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소설가 윤이형이 문학사상사에서 운영하는 이상문학상의 불공정성 때문에 ‘절필 선언’을 하면서 문학사상사 청탁을 거부하는 동료 작가들의 운동이 어어지고 있다. 소설가 황정은, 권여선, 조해진, 구병모, 장류진, 천희란, 정세랑, 최은미, 김이설, 우다영, 시인 오은, 권창섭 등이 트위터에 ‘#문학사상사_업무_거부’를 올리며 보이콧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선언에 동참한 작가는 수십명에 이른다.

소설가 윤이형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가 받은 이상문학상을 돌려드리고 싶다. 부당함과 불공정함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라며 “상에 대해 항의할 방법이 활동을 영구히 그만두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다”고 자신의 ‘절필 선언’ 이유를 밝혔다.

이에 SNS에선 동료 작가들의 지지와 함께 문학사상사 청탁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디디의 우산> <백의 그림자> 등을 펴낸 소설가 황정은은 “윤이형 작가의 피로와 절망에 그리고 절필에 책임을 느낀다. 고통을 겪고 있을 수상자들에게 연대하고 싶다. 문학사상사는 이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더는 작가들에게 떠밀지 마시고 제대로 논의하고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들이 연이어 문학사상사에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08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소설가 권여선도 “이상문학상의 기수상자로서 관행이란 말 앞에 모든 절차를 안이하게 수용한 제가 부끄럽다. 이상문학상의 기형적 운영은 문학사상사의 독단적 운영과 맞닿아 있다.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바닥부터 새롭게 바꿔나가달라”고 밝혔다. 2018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소설가 조해진도 “염치없게 목소리 하나 얹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행동을 해야 힘이 된다는 것도 알기에 공식적으로 말한다. 문학사상이 정식으로 사과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문학사상으로부터 모든 업무와 청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젊은 소설가들의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을 펴낸 장류진도 “문학사상사가 이상문학상을 운영하면서 수상작가들의 저작권을 갈취해온 것과 그로 인해 마땅히 격려받아야 할 작가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 사과를 하기 전까지, 문학사상사로부터의 모든 업무와 청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해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을 거부했던 소설가 최은영은 지난달 31일 밤 블로그에 글을 올려 문학사상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최은영은 자신이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거부하게 된 이유로 “작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던 사실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꼈다. 제가 분별없이 수상에 동의하고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기에 올해의 수상 작가님들에게까지 피해가 갔으리라는 생각 때문”이라며 “우수상 수상자였던 저조차도 작년에 우수상을 받았던 저의 안일함을 지난 몇 주간 돌아보며 채찍질했는데, 대상을 받으셨던 윤이형 작가님이 느꼈을 충격은 얼마나 큰 것이었을지 상상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동료 작가로서, 한 사람의 독자로서 윤이형 작가님과, 윤이형 작가님의 문학을 잃고 싶지 않다”며 “모든 책임을 직원 개인의 ‘실수’로 몰아가며 자신들의 부당한 행동을 반성하지 않는 문학사상사에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상문학상 불공정을 이유로 ‘절필 선언’을 한 소설가 윤이형. 이상훈 선임기자

이상문학상에 대한 문제제기는 소설가 김금희·최은영·이기호가 2020년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을 거부하며 불거졌다. 소설가 김금희는 지난달 우수상 시상 조건으로 수상작의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게 한 조항 등이 불공정하다며 문제제기했고, 이에 지난해 대상 수상작가인 윤이형이 ‘절필’을 선언했다. 문학사상사는 매년 초 발표해오던 이상문학상 수상작 발표를 무기한 연기한 채 공식적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올해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거부한 소설가 김금희(왼쪽부터), 최은영, 이기호.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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