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2' 구급대원의 뇌사, 고 강연희 소방경 실제 이야기였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2020. 1. 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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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2’에 등장한 고 강연희 소방경 사망 사건 ·드라마에선 ‘감동’…현실에선 ‘분노’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는 고 강연희 소방경의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내용이 방영됐다. SBS 방송 화면

고 강연희 소방경의 사연이 드라마에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달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의 28일 방송에서는 뇌사 상태에 빠진 구급대원이 무기수에게 장기를 이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살인죄를 저지른 무기수가 돌담병원에 실려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됐다. 같은 시각 의사들과도 친분이 있던 최순영 구급대원도 병원에 이송됐다. 주취자의 폭행으로 머리를 구타당한 뒤 두 시간 뒤 쓰러진 것이다. 김사부(한석규)는 최순영 대원의 상태를 확인했으나 “동공이 모두 열려 있다”며 좌절에 빠졌다.

최순영 대원의 모친이 돌담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는 김사부를 만나 딸을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김사부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절망에 빠진 모친은 김사부에게 각막, 뇌사 장기, 인체조직을 기증한다는 하트가 붙어 있는 신분증을 건넸다. 최순영 대원의 마지막 뜻이었다. 의료진은 최순영 대원에게 뇌사 판정을 내렸다.

동시간대 무기수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무기수를 진료하던 차은재(이성경)는 무기수와 사망한 최순영 대원의 혈액형이 같다는 것을 알고 신장 이식 수술을 제안했다. 이를 두고 의료진 간 충돌이 발생했다. 서우진(안효섭)은 최순영 대원에 대한 애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우진은 “장기기증자 이전에 딸이었고 구급대원이었으며 최순영이라는 인격체였다”며 “필요한 사람에게 장기를 떼주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김사부 역시 “기증받을 사람의 새 인생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마음을 존중하는 것이 먼저다”고 말했다.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큰 울림을 던진 이 사연은 고 강연희 소방경의 실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인다.

고 강연희 소방경(사망 당시 51세)은 2018년 4월 2일 전북 익산시 익산역 앞 도로에 쓰러져 있는 윤모씨(50)를 구하러 출동했다가 윤모씨로부터 머리 부위를 수차례 폭행당하고 폭언과 성희롱 발언도 들었다. 윤모씨는 폭력 등 44건의 전과가 있었다.

고 강연희 소방경은 사건 이후 불면증과 어지럼증·딸꾹질에 시달리다 사건 29일 만인 그해 5월 1일 뇌출혈로 숨졌다.

전북 전주시 대송장례식장 빈소에 강연희 소방위의 근무복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고 강연희 소방경은 생전 ‘사랑의 장기 기증 서약’을 맺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진 못했다. 그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죽음 이후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고 강연희의 유골은 1년 넘게 군산 납골당에 안치돼 있다가 지난해 6월에서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인사혁신처가 그의 사망을 두고 위험직무순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면서다.

이에 유족과 5만여 명의 소방공무원들이 1인 시위를 하고 법률지원단을 조직해 재심 변론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4월 30일 유족이 청구한 재심을 받아들였고 위험직무순직임을 인정했다.

고 강연희 소방경을 사망에 이르게 한 윤모씨는 8일 전주지법 형사3부(방승만 부장판사)에서 진행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10개월의 원심을 유지받았다. 1심 선고 직후 윤모씨는 “양형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고 “양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찰의 항소 모두 기각한 결정이다.

1심에서 검찰은 윤모씨의 폭행이 고 강연희 소방경의 사망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보고 폭행치사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모두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고 개별 범죄의 피해 정도가 크지는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합리적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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