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NY' 약자 띄우며 총선 준비..대선 향한 큰그림?

조익신 기자 2020. 1.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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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서울 종로 출마와 민주당 선대 위원장을 맡기로 결정한 이낙연 전 총리가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들어갔는데요. 그런데 최근 이 전 총리는 주변에 '나를 NY로 불러달라'한다고 합니다. 관련 소식 조 반장 발제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I♥NY' NY하면, 아마 가장 먼저 뉴욕이 떠오르실 겁니다. 조형물부터 티셔츠, 컵 같은 굿즈까지 하나의 브랜드죠. 일부 야구팬들은 NY하면 뉴욕 양키스 아니냐 하실 분도 계실 텐데요. 제가 오늘(28일) 소개할 NY는 거리가 좀 멉니다. 정치권에 새롭게 등장한 약자, NY 바로 이낙연 전 총리입니다.

이 전 총리, 이번 총선을 위해 SNS 서포터스를 모집 중인데요. 이름이 'NY 서포터즈'입니다. 당초 'I♥NY'를 슬로건으로 고려했지만, 기존 뉴욕 브랜드와 겹친다는 지적에 일단 접었다고 합니다.

NY, 아직은 어색한 이 전 총리의 약자를 측근들이 밀기 시작했습니다. 이 전 총리의 일정을 공유하는 기자 단톡방. 방 이름이 'NY 일정 공지'입니다. 일정을 올리는 측근의 프로필 사진 역시 보시는 것처럼 'I♥NY'입니다. 양재원 전 총리실 민원정책팀장이 곧 책을 하나 출간하는데요. 책에서도 이 전 총리를 NY, 약자로 표현했습니다.

NY에게는 자신의 삶(사생활)이 없다. 나는 도무지 이렇게 살 자신이 없어 내 이름으로 된 정치는 꿈꾸지 않게 됐다."
- 양재원 전 총리 민원정책팀장이 출간 준비중인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가제)' 중에서

이 전 총리의 측근들이 NY 약자에 집착하는 이유 바로 이들 때문입니다. JP, DJ, YS 이른바 '3김 시대'를 구가하며 정치적 일가를 이룬 분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약자를 사용한 정치인은 JP입니다. 미국의 젊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JFK'란 약자로 불리자, 이를 차용해 JP란 약자를 만든 겁니다.

이후 정치인 약자를 퍼뜨린 건 언론이었습니다. 한정된 지면에 이름과 직책을 다 담기 보다는 DJ, YS, JP 약자를 써넣는 게 더 효율적이었습니다.

약자를 쓰기 이전 정치인들은 호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백범(白凡·김구), 우남(雩南·이승만), 약산(若山·김원봉) 등 호가 이름을 대신했습니다.

[영화 '암살' (2015년) : 약산(若山) 고생 많았어, 이렇게 하나씩 같이 해보자구]

DJ, YS도 후광(後廣), 거산(巨山) 호가 있었지만, 지금은 약자로 더 기억됩니다. 정치인의 약자 DJ, YS처럼 대통령을 꿈꾼 이들에겐 탐이 날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수많은 이들이 약자를 만들었습니다.

CY 92년 대선에 나섰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DJ, YS처럼 "나도 CY로 불러달라" 요청을 했지만 아마 기억하시는 분 없으실 겁니다. IJ(이인제), DY(정동영), MJ(정몽준), GT(김근태) 수많은 약자들이 나왔지만, 측근들만 일부 사용하다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약자의 권위가 무너진 건 노무현 전 대통령 때입니다. 탈 권위, 3김 시대와 차별화를 위해 약자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노(盧)'라는 한자로 통칭됐습니다. 당시 대선에서 경쟁을 벌인 이회창 전 총리도 '창(昌)'으로 불렸습니다.

3김 시대 이후 유일하게 약자를 남기는데 성공한 정치인이 있긴 합니다.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입니다. 'MB'라는 약칭으로 불렸는데, 2MB라는 별명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정치권의 대세는 유력 정치인의 성을 따는 겁니다. 친문, 친황, 친안… 성이 정치인을 대표합니다. 여기에 정치인 팬덤이 자리를 잡으며, 이름 대신 애칭을 부르는 변화도 감지됩니다.

[문재인 대통령 100일, 소소한 인터뷰 (2017년 8월 18일 / 화면출처: 유튜브 '대한민국청와대') : 저는 '이니' 별명 좋아요. 그전에는 제가 성이 문씨라서 '달님'이라고 많이 불렀거든요. 저에 대한 아주, 사랑을 담은 그런 애칭인데. 그것도 이제 좋기는 하지만 약간 좀 쑥스럽잖아요. 듣는 저로서는. 근데 '이니' 하니까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고요.]

'레드 준표(빨간 옷)', '강철수(대선 만세 포스터)' 이름만으론 담을 수 없는 특정 이미지를 지지자들에게 심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3김 시대의 추억을 되살린 NY 사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정치인의 약자보다는 SM, JYP가 더 친숙할 겁니다. 'JYP' NY란 약자가 귀에 익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소통이 필요하겠죠. NY란 약자가 살아남을 수 있을 지, 한번 지켜볼 일입니다.

[펭수는 누굽니까!]

최 반장도 호시탐탐 숟가락 얹기를 시도하는 대세 캐릭터 펭수. 한국당이 총선을 맞아 펭수를 소환했습니다. 여의도연구원이 펭수 열풍을 분석해 총선 전략을 내놓은 겁니다. 한국당의 생존전략은 크게 3가지 공감, 소통, 혁신을 꼽았습니다.

분석 자체는 정확합니다. 문제는 한국당에서 소화가 가능하겠느냐는 점입니다. 스스로 젊은 감각을 자랑하는 박성태 부장도 이런 실수를 저질렀었죠.

[JTBC '뉴스룸' 지난해 11월 : 다만 새롭게 확인된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펭수는 지금까지 본인의 성별에 대해서 '남자나 여자, 이런 성별이 없다'라고 주장해 왔는데. 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펭수의 성별이 ○○으로 확인됐습니다.]

펭수는 펭수일 뿐, 구태의연한 성별 구분 이분법 거부합니다. 펭수 어록도 살펴볼까요? '휴일에 연락하면 지옥간다', '일도 쉬어가면서 해야죠', '잘 쉬는 게 혁신이다' 정말 직장인 대통령, 직통령다운 시원한 발언입니다. 그런데 한국당 입장과는 결이 좀 다른 듯합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지난해 5월 29일) : 8시간 한다고 그래서 쉬고 또 8시간 쉬고, 우리가 뭐 천재만 모이는 곳이 아니지 않습니까… '주 52시간밖에 안 된다' 하니까. 애 키우는 데 학비 요즘 얼마나 많이 듭니까.]

펭수가 요즘 워낙 핫하다 보니, 정치권으로 소환돼 애꿎은 고초를 겪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홍보(정은혜)에 이용되는가 하면, 안철수 전 대표와 누가 정치를 잘할 것 같냐 대결까지 펼쳤습니다.

펭수에게 직접 물어보진 못했지만 아마 이런 입장일 겁니다.

[정신 챙겨~]

엣헴 엣헴 펭수가 신나게 놀 수 있게, 정치권에서 신경을 좀 꺼주면 어떨가 싶습니다. 제가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NY' 약자 띄우는 이낙연, 대선 향한 큰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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