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영입 2호 원종건, 미투 논란에 자격반납·불출마

최종혁 기자 입력 2020. 1. 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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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더불어민주당의 두 번째 총선 영입인재인 원종건 씨가 과거 데이트 폭력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자격을 반납하고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글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당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혔는데요. 야당에서는 일제히 민주당의 인재영입을 비판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오늘(28일) 여당 발제에서 이 소식을 집중적으로 보겠습니다.

[기자]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12월 29일) : 오늘 원종건 님의 입당을 진심으로 환영을 합니다. 그 회견문을 제가 이렇게 들으면서 참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이해찬 대표가 "감동적"이라며 치켜세웠던 민주당의 2호 영입인재 원종건 씨가 인재 자격을 스스로 반납하고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29일 영입 이후 지난 23일엔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며 20대의 당찬 패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닷새 만에 거둬들인 건데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원종건/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 한 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습니다. 그 자체로 죄송합니다.]

원종건 씨가 언급한 건 어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인데요. 그의 과거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원씨로부터 성폭행, 데이트폭력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사진과 함께 원씨와 주고받은 메시지라며 캡처 파일을 올렸습니다. 원씨는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는 하지만 글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원종건/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입니다. 주장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함께 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는데요.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검증 단계에서는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그 영역까지 검증할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지 못해 미안하다"고 밝혔습니다.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나 여러 관련된 내용에 대한 확인을 통해서 결과에 따라서 원칙적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생각입니다. 인재영입과정에서도 보다 철저한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검증을 할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당 차원의 조사 결과가 나온 다음 입장 발표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은 이 논란을 고리로 일제히 민주당을 공격하고 있는데요. 과거 미투 사건에 연루된 여권 인사들을 재차 부각하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 민병두 의원의 페북에 보면 '나에게 눈을 뜨게 해준 원종건'이라는 글을 올려뒀다가 미투 의혹이 제기된 전 여자친구의 글이 인터넷을 달구자 이 글을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미투는 미투끼리 통하는가 봅니다.]

[신용현/바른미래당 의원 : 논란이 사실이라면, 전형적인 미투 범죄자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그동안 민주당은 성희롱, 성폭행 등 잦은 미투범죄로 '더불어미투당'으로 전락한 바 있습니다.]

또 원씨가 민주당 입당 후 가진 한 언론 인터뷰도 꺼내 들었는데요. 그가 정부 여당의 페미니즘 정책에 대해 21대 국회가 반드시 해야 할 숙명이자,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한 점을 이렇게 비판합니다.

[송희경/자유한국당 의원 : 모두 사실이라면 원종건 씨의 이중적인 태도는 가히 두려운 수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성을 성노리개로밖에는 여기지 않는 아주 이중적이자 파렴치한 그리고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하는 심각한 데이트 폭력범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당이 이런 원색적인 공격을 할 자격이 있냐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원씨로 보이는 인물이 민주당 입당 전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고 조건과 대우가 달라 고민 중이란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한국당은 말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한국당은 또 지난해 황교안 대표가 1호 인재로 영입하려 했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으로 곤욕을 치렀죠. 공관병 갑질 논란의 당사자라는 점을 알면서도 영입을 시도하자, 당시 당 최고위원들도 일제히 반발했었죠. 그럼에도 황 대표의 반응은요.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지난해 10월 31일) : (오늘 그럼 박찬주 대장을 영입 발표에서 배제하신 것은 가장 큰 이유가 뭡니까?) 지금 내 말씀 들었습니까? 배제라니요? 정말 귀한 분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당사자도 적극 해명했죠. 갑질 논란이 불거진 사례들은 거짓,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지휘관이 병사에게 일을 시키는 건 갑질이 아니라 지휘체계에 따른 지시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던 중에 이 발언까지 쏟아낸 겁니다.

[박찬주/전 육군 대장 (지난해 11월 4일) : 저는 군인권센터가 이렇게 병사들을 해서 사령관을 모함한다는 것은 저는 이건 군의 위계질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한 번 교육을 받아야 되지 않은가 이런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이 발언 이후 황 대표도 역풍을 의식한 듯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될 것 같다"며 사실상 영입 철회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무튼 민주당 '이 남자'를 공략하기 위해 야심차게 영입했던 2호 인재가 불미스럽게 물러나면서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인데요. 민주당, 한 사람이 낙마하긴 했지만 인재영입 작업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오늘 14호 인재입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청년기업가 한 분을 영입을 했습니다. 실패의 좌절에 굴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사람,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정당이 되겠다는 의지입니다.]

다만 민주당엔 아직 수면 위로 떠 오르지 않은 악재들도 도사리고 있는데요.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었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으로 정치권을 떠났다 돌아온 정봉주 전 의원 그리고 하명수사, 선거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황운하 전 대전경찰청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 등이 민주당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줄 것인지를 말 것인지를 두고 고민 중인데, 그 결과는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주당 영입 2호…'미투' 논란에 자격 반납·불출마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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