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웅 "연예인? 평생 농사 지으면서 살거예요" [M+설날인터뷰]

2020. 1. 2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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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웅 한복인터뷰 사진=MK스포츠 김재현 기자

이른 아침 부지런히 일어나 소들에게 밥을 주고, 논에 물을 댄 뒤 교복을 입고 학교 갈 준비를 한다는 소년. 농사에 죽고 농사에 사는 ‘소년농부’ 한태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인간극장’에 출연해 또래답지 않은 구수한 말투와, 오로지 ‘어떻게 하면 농사를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쉽게 할 수 있을까’ 등의 생각만 하는 유별난 일상으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설날을 앞두고 MBN스타 사옥에서 만난 한태웅은 방송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진지하고 농사를 위해서라면 한 몸 받칠 준비가 돼 있었다.

한태웅은 연예인은 아니지만, 연예인만큼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방송 출연 및 유튜브를 통해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간혹 이로 인해 연예인을 꿈꾸는 거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지만, 이야기를 나눠 보니 그의 뼛속까지 농촌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차 있었다.

“지난해 많은 일이 있었다. 양파값도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졌고 태풍도 심해서 농산물 피해를 많이 봤다. 올해는 별다른 일 없이 모든 농민들이 수확의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요즘 농기계에 관심이 많다. 농사를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하려면 기계가 필요한데, 농기계 값이 엄청 비싸다. 돈 많이 벌어 좋은 농기계를 구입하는 게 목표다.”

한태웅이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특유의 구수한 말투와 어른스러운 행동이다. 실제로 만난 그의 모습은 꾸밈없이 순수 그 자체였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함께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투를 습득하게 됐다. 또 각지의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전국팔도의 사투리를 다 섭렵하게 됐다. 의도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투리를 쓰게 됐다. 사실 부모님 보다 내가 더 사투리가 심하다. 하하.”

사진=MK스포츠 김재현 기자

이런 한태웅을 바라보는 부모님은 근심 걱정이 가득하다. 아들이 편안한 길을 놔두고 농사를 짓는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한태웅은 ‘농부’의 삶을 포기하기보다 오히려 더 공부하고 똑똑해져서 농업 발전에 이바지 하고 싶다는 각오를 표출했다.

“올해 농사 규모를 많이 늘리고 싶다. 허나 부모님은 걱정을 하신다. 농사일이 늘어나면 학교 조퇴도 많이 해야 하고, 학생으로서 공부할 시간이 줄기 때문에 걱정을 하는 것 같다. 이런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학업도 열심히, 농사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방송에 나오는 한태웅의 모습을 보고 친구들의 반응과 생각도 달라졌다. 농업에 관심이 없던 친구도 그의 모습을 보고 관심을 갖고, 생각이 변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많이 신기해했다. 지금은 다 그러려니 한다. 하하. 사실 주변의 친구들도 농사에 대해 자세하게 알지 못했다. 쌀농사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충격을 받기도 했다. 지금은 이런 친구들이 생각이 바뀌는 것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

그의 유튜브 활동 역시 농업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각의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금 하고 있는 유튜브는 농업이 주 내용이지만, 가끔씩 일상생활도 찍어서 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올린 영상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말을 해줄 때마다 뿌듯하다. 앞으로 자주 올릴 생각이다.”

더 많이 알고 싶고 배우고 싶고, 나아가 농업의 부응을 위해 한태웅은 대학교 진학도 농대로 할 생각이다.

“사실 지금 공고를 다니고 있다. 농고를 갔어야 했는데 여건이 여의치가 않았다. 이 아쉬운 부분을 대학교에 가서 풀고 싶다. 지금 생각으로는 한국농수산대 한우경영학과가 목표다. 벼농사도 관심이 많지만, 동물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알고 싶어 한우경영학과에 진학하고 싶다.”

사진=MK스포츠 김재현 기자

그의 꿈 역시 남다르다.

“올해 꿈은 콤바인을 사는 것이다. 콤바인이 있어야 벼농사를 하는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큰 꿈은 할머니, 할아버지위해 새집을 짓는 것이다. 주변에서 새집을 짓는 것을 보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부러워하는 모습을 봤는데 손자로서 꼭 그 부러움을 풀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논농사를 3만평, 한우 200마리를 키우고 싶다. 간혹 방송에 많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 ‘연예인 하려고 나온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허나 이 자리를 빌어 자신있게 정말 농업의 발전을 위해서 방송 출연했다고 말하고 싶다.”

설날에도 한태웅은 소 밥을 주고 늘 똑같은 일상을 보낼 계획이다. 명절이라도 특별한 것은 없다.

“우리집이 큰집이라 친척들이 다 온다. 그러다보니 어디를 가지도 않고 집에 있을 것 같다. 아마 똑같이 소, 염소밥 주면서 하루를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뱃돈도 받게 될 탠데...아까 말한 콤바인을 살 돈으로 쓸 생각이다.”

끝으로 한태웅은 새해인사를 전하며 행복하게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올 경자년 새해에는 모두 하는 일 잘됐으면 좋겠다. 나아가 행복하고 즐겁게 생활했으면 좋겠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안하나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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