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마트는 잘나가는데"..한국 대형마트는 부진, 왜?

신건웅 기자 2020. 1.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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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전략에 '희비교차'..백화점 '정반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모습.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한국과 미국의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월마트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국내 대형마트는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백화점의 경우 미국 대형 백화점들은 점포 통폐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국내 백화점들은 여전히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전략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대형마트는 온라인 업체를 재빨리 인수·합병(M&A)하며 아마존의 공세를 막아냈다. 이에 반해 국내 대형마트들은 온라인 대응이 늦어지면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 백화점들은 명품 소비가 늘면서 예상 밖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마트 적자 날 때 월마트 '대박'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마트가 분기 첫 적자를 기록했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적자가 어색하지 않다.

온라인쇼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대형마트의 영역을 빠르게 잠식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장을 볼 때 대부분 대형마트를 찾았지만, 이제는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집에서 편안하게 받아보는 것에 길들여졌다.

반면 미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정 반대다. 대표 할인마트인 '월마트'(Walmart)와 '타깃'(Target) 모두 성과를 내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발 빠른 M&A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 것이 성장의 발판이 됐다. 실제 월마트는 온라인사업 강화를 위해 당시 "아마존(Amazon) 킬러, 온라인 코스트코(Costco)"라 불리던 '제트닷컴'(Jet.com)을 인수했다.

특히 유통업의 천재라고 불리던 제트닷컴의 설립자 '마크 로리'(Marc Lore)를 영입해 온라인 사업을 맡겼다. 이를 통해 월마트는 한 자릿수에 머물던 온라인판매액 성장률이 2017 년부터 60%대로 급증했고 미국 온라인쇼핑시장 점유율 역시 4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업계에선 2~3년 내에 '이베이'(eBay)를 넘어 2위에 등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타킷도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인 '쉽트'(Shipt)를 인수하면서 온라인쇼핑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인수 후 온라인 판매액 증가율이 30%를 웃돌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국내 할인점도 온라인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봤다. 이마트가 새벽배송에 나서고, 롯데슈퍼가 프레시센터를 확대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경쟁을 위해서는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월마트의 성장이 가능한 것은 아마존보다 낫다는 고객의 선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도 존재 이유를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화점에 고객이 몰린 모습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신세계 강남점 매출 2조원…문 닫는 美 백화점

대형마트와 달리 미국의 백화점은 의미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 업체들이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국내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명품 소비가 성장을 주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의 럭셔리 제품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에 그쳤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20%대를 계속 유지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2017년 5.5%에 머물렀던 럭셔리 제품 매출 상승률은 지난해 24.4%로 높아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역시 럭셔리 상품 매출이 1년 전보다 31.3%나 증가했다.

반면 미국 백화점들은 온라인 쇼핑에 밀려 매출이 줄고 있고, 온라인 사업에 대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대형백화점 체인 메이시스(Macy's)는 실적 악화로 올해 매장 29개 점포를 닫을 예정이다. 125년 전통의 미국 백화점 시어스(SEARS)는 2018년 파산신청을 했다.

업계에서는 신규 서비스 창출과 소비자의 성향 분석이 승패를 갈랐다고 봤다. 앞으로 생존을 위해서도 변화와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 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벌써 30%에 육박하고 있으며, 온라인쇼핑 판매액 성장률은 아직도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에 합류하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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