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새끼뱀 얼려 죽여..서울대공원 '고의 폐사' 논란

김소영 2020. 1. 1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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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최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멸종위기종인 그물무늬 왕뱀 새끼 십여마리가 어렵게 태어났는데, 동물원 측이 이들 중 상당수를 집단 폐사시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육관 안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는 작은 뱀 2마리,

멸종위기종인 그물무늬왕뱀의 새끼로 지난해 9월, 자체 번식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번식에 성공한 새끼 뱀은 2마리만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전체 20개의 알 중에서 17개가 부화했는데, 이 중 2마리만 살리고 나머지 새끼들과 알은 냉동고에 얼려 죽인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동물보호단체들은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형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 "이미 몇 마리가 태어나는지 알았던 상황에서 부화를 시켜서 폐사처리 하는 것은 인도적이라고 볼 수도 없고, 전문적인 동물원의 동물 관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동물원 측은 새끼 뱀이 진짜 부화할 줄은 몰랐다며, 사육 공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담당 사육사/음성변조 : "(사육관 내부에) 항아리를 넣어줬어요. 거기에 알을 낳았는데. 저도 좀 미스테리합니다, 그게 자연 부화가 됐다는 게."]

또한, 뱀 한 마리를 새로 키울 때마다 35%씩 사육 공간을 늘리도록 한 법 규정이 과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어경연/서울대공원 동물원장 : "두 마리 정도는 수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나머지는 도태(폐사) 결정을 내린 겁니다. 아무 대책 없이 많은 수를 수용한다고 해서 동물 복지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이에 대해 환경부는 "선진국에 비해 결코 까다로운 규정이 아니며, 동물 복지를 우선으로 생각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한강유역환경청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지난 8일 동물원을 야생생물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김소영 기자 (s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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