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우리랑 협업하자".. 乙된 카드사들의 러브콜

정경화 기자 2020. 1. 7.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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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이용객 月 1000만명 육박.. 광고효과 톡톡히 누릴 수 있어
2030 신규 고객 유치에 유리
고객들도 모집인 만날 필요 없고 현금·경품 받을 수 있어 이득

사회 초년생 정모(27)씨는 작년 10월 모바일 금융 앱 토스(toss)를 통해 인생 첫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다. 모바일로 송금할 때 자주 이용해온 토스에서 현대카드를 발급받아 8만원 이상 사용하면 다음 달에 현금 8만원을 돌려준다는 광고가 떴기 때문이다. 정씨는 "신용카드를 쓸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그 돈이 어디서 굴러떨어지나 싶어 냉큼 신청했다"며 "주변에서도 토스를 통해 카드를 발급받은 친구가 많다"고 말했다. 당시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 목록에 한동안 '토스 현대카드'가 노출되기도 했다.

토스가 금융 플랫폼으로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신용카드사들이 토스에 적극적인 협업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매달 토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1000만명에 육박해 광고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토스에서 카드를 신청하면 카드 모집인을 만날 필요도 없고 현금이나 경품을 받을 수 있어 이득이라는 평가다. 사업 초기 토스가 기존 금융사를 찾아다니며 협업을 요청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갑(甲)과 을(乙)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사들, 모집인 줄이고 토스 마케팅 집중

6일 현재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 신한카드 등 카드사 7곳은 토스 앱을 통해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에게 현금을 주거나 연회비를 돌려주는 등 각종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토스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는 제휴 상품 'tossKB국민카드'를 내놓고, 이달 말까지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이 9만원 이상 결제하면 현금 5만원과 토스머니 4만원 등 총 9만원을 지급한다. 우리카드와 삼성카드는 현금 5만원에 더해 연회비(5000~1만5000원)를 100%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하나카드는 카드 발급 고객에게 2주 치 다이어트 식단 패키지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다만 직전 1년간 해당 카드사의 카드 사용 기록이 없는 고객만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카드 모집 채널로 토스가 부상하면서 기존 채널인 카드 모집인의 비율은 줄어들고 있다. 비용 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카드 모집인을 통해서 카드를 발급하면 1장당 10만~15만원 안팎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반면, 온라인 발급 시에는 비용이 장당 5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작년 초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한 여파로 카드사들은 사업 비용을 줄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카드 업계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 모집인 수는 지난 2018년 말 1만2607명에서 작년 11월 말 1만1499명으로 1년 새 1000명 이상 줄었다. 일부 카드사는 몇 년 안에 오프라인 모집인을 아예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토스 가입자 중 60% 이상이 20~30대여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신규 고객을 발굴하기 쉽다는 것도 토스 마케팅의 장점이다.

◇20~30대 신규 고객 유치에 유리

카드사와 토스가 벌이는 마케팅은 소비자가 특정 행동을 할 때마다 플랫폼사에 일정액의 광고비를 지급하는 'CPA(Cost Per Action)' 방식이다. 신용카드 신규 가입자가 한 명 늘어날 때마다 카드사가 토스에 5만원씩 주는 식이다. 또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현금이나 경품도 카드사가 전액 부담한다. 모집인을 통한 오프라인에 비해 카드 발급 수수료를 줄인 만큼 고객에게 현금이나 경품을 지급할 여력이 생긴 셈이기도 하다.

하지만 카드사들 사이에서는 "이제 토스가 갑이 된 것 같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토스가 각 금융사 상품을 진열해 놓고 경쟁을 붙이는 막강한 플랫폼이 됐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모두 부담하더라도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토스와 제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면서도 "신상품을 홍보하려면 토스를 잡아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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