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前회장 대탈주극'에.. 日·레바논 외교 갈등 조짐

김청중 2020. 1. 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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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7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의 대탈주극이 레바논 정부와 일본 정부 사이의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회사법 위반혐의(특별배임)로 2차례 구속됐다가 보석 상태에서 무단출국한 곤 전 회장의 신병 인도를 외교 루트를 통해 레바논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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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신병 인도 요청 방침.. 레바논 불응 가능성 커 / 양국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 안 돼 / 레바논 "합법적 입국" 보호 의지 / 곤, 입국 뒤 레바논 대통령과 면담 / 日서 보석상태 중 탈출 미스터리 / 영화 방불.. 자가용 제트기 이용 / 악기 케이스에 몸 숨겨 빠져나와 / 출국·세관시스템 농락당해 문제
 
007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의 대탈주극이 레바논 정부와 일본 정부 사이의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회사법 위반혐의(특별배임)로 2차례 구속됐다가 보석 상태에서 무단출국한 곤 전 회장의 신병 인도를 외교 루트를 통해 레바논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레바논과 일본 사이에는 범죄인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레바논 정부가 응할지는 미지수다. 일본이 이 조약을 체결한 나라는 한국과 미국뿐이다. 일본 정부가 1972년 이스라엘 텔아비브 총기 난사 테러를 일으킨 일본 적군파 멤버의 송환을 요청했을 때 레바논 정부가 거부한 전례도 있다.

레바논 정부는 오히려 현지에서 영웅시되는 곤 전 회장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부모가 레바논인인 곤 전 회장은 브라질에서 태어나 레바논에서 유소년 시기를 보냈고, 프랑스 대학을 졸업한 뒤 프랑스계 기업을 중심으로 활동해 레바논, 브라질, 프랑스 국적을 가지고 있다. 이번 탈출극을 기획·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아내도 레바논 출신이다.

곤 전 회장은 지난달 31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착 후 미셸 아운 대통령과 면담했으며 레바논 정부의 엄중 경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공안 당국은 “곤 전 회장은 합법적으로 입국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은 입국 시 프랑스 여권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곤 전 회장은 보수 축소 신고와 회사자금 유용 등 혐의로 2018년 11월 구속된 뒤 1차 보석 결정으로 석방됐다가 재구속을 거쳐 지난해 4월 보석금 총 15억엔(약 160억원)을 납부하고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다. 레바논 MTV방송 등을 종합하면 곤 전 회장은 자택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가한 악단을 가장한 준(準)군사그룹 요원들이 준비한 목제 악기 케이스에 몸을 숨겨 집을 빠져나온 뒤 29일 밤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간다고 신고한 자가용 제트기를 타고 레바논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탈출극의 핵심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어떻게 일본의 출국·세관 시스템을 농락하고 탈출에 성공했느냐이다. 일본에서는 징역·금고 3년 이상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된 피고는 수사기관 통보에 따라 출입국재류관리청에 등록된다. 대상자가 출국하려고 할 경우 출국심사관이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수속을 24시간 정지시킬 수 있다. 일본을 방문한 국빈과 수행원은 대리 심사가 가능하지만 자가용 제트기 탑승자도 출입국심사와 세관검사 등은 본인이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곤 전 회장이 몸을 숨겼던 악기 케이스에 외교관 면책 특권이 적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에 따르면 외교관과 그 가족의 사물 등에 대해서도 관세검사가 면제되고 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레바논 당국이 곤 피고를 보호 아래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외교 특권이 사용됐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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