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할인 폐지·축소..한전 전기요금 인상 첫발 뗐다
전통시장 할인 사실상 폐지→에너지효율사업 지원
한전 재무제표 일부 개선·소비자 전기료 인상 부담

소비자가 쓴 만큼 전기요금을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사실상 전기요금이 인상되고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전의 재무제표도 일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특례할인 원칙적 폐지 수순
한전 이사회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한전 아트센터에서 올해 마지막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기본공급약관 시행세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본공급약관 시행세칙은 전기요금 특례할인 제도 운영방안 등을 담고 있다. 전기요금 특례할인은 특정 용도나 대상의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로 한전은 11가지 특례할인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기준 총 할인규모는 1조1434억 원에 이른다.
한전은 우선 지난 2017년 2월에 도입한 주택용 절전할인특례는 일몰하기로 했다. 그간 운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제도 도입 전후 전력 사용량 변화가 크지 않아 제도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절전할인 제도를 인식하는 소비자는 0.6%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별다른 절전 노력을 하지 않는데도 기온변화로 전력 사용량이 줄면서 올해에만 450억원(추정치)의 할인혜택을 받고 있다는 게 한전의 판단이다.
전기자동차 충전전력 요금 할인은 2022년 6월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한전은 현재는 기본요금 100%, 전력량 요금 50%를 할인해주는데, 내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는 기본요금 50%, 전력량요금 30%만 할인한다.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는 기본요금 25%, 전략량요금은 10%만 할인하고, 2022년7월부터는 할인혜택이 전부 사라진다.
정창진 한전 요금기획처장은 “전기차 충전 요금은 현재 휘발유 대비 16% 수준에 불과한데, 할인특례를 없애도 39%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 폐지할 경우 시장의 충격이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도·소매 상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기요금 할인도 일몰하되, 내년 6월까지는 전기요금 할인 혜택이 사실상 유지된다. 한전이 기부금 형태로 13억원을 지원해 할인액을 보전하기로 했다. 한전은 대신 내년 7월부터는 할인 혜택을 없애고, 향후 5년간 총 285억원을 전통시장 에너지효율 향상 및 활성화에 지원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반발을 감안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정 처장은 “LED교체 사업, 태양광보급 사업 등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데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매년 57억원씩 지원하는 규모를 감안하면 전통시장은 기존 할인금액보다 두배 수준의 지원을 받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12/31/Edaily/20191231000010798yhdz.jpg)
한전 이사회가 결정한 이번 개편안은 사실상 전기요금 특례할인은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전기요금 정상화 절차를 밟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간 복지, 산업활성화 차원에서 한전은 여러 할인혜택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이용한 전기만큼 요금을 부과하고,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한 복지할인혜택은 한전 직접 지원 또는 정부 예산 투입 등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겠다는 취지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그간 “복지와 산업정책은 재정으로 추진하는 게 맞다”며 “요금 할인보다 바우처 제도를 활용하는 게 낫고,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소득 보조 형태의 현금 지급”이라며 특례폐지 할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번 개편에 따라 한전의 재무제표는 내년 일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2018년 기준으로 3가지 특례 할인액은 502억원인데 내년 할인액은 이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전 관계자는 “정확한 할인액을 추정하긴 어렵지만, 2018년보다는 할인액이 줄어드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전기요금이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전기자동차 충전요금이 올라가고, 주택용 절전할인도 사라지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는 기존보다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낮았던 전기요금이 정상화됐다고 주장하지만, 반대쪽에서는 한전의 경영 실패를 소비자에게 떠넘긴다고 비판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특례 폐지와 관련해 한전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를 했다”면서 “나머지 8가지 특례할인 폐지와 관련해서 소비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에너지효율 향상 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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