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주민등록번호 개편, "간첩 못잡도록 한 것?"

이가혁 기자 입력 2019. 12. 1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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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5년 만에
주민등록번호 부여체계 바꾸기로

그런데,

[정미경/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오늘) : 왜 멀쩡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바꿀까요. 제가 볼 때는 간첩 아예 잡지 못하도록 만들려고 그렇게 하는 게 아닐까요?]

주민번호 개편
"간첩 잡지 못하게 하려는 거다?"

[기자]

정부가 내년 10월부터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바꾸기로 했죠.

그런데 방금 보신 대로, "멀쩡한 주민번호를 왜 바꾸냐", "간첩을 못 잡게 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앵커]

바로 이가혁 기자하고 팩트체크해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내년 10월부터는 뒷자리 7자리 숫자 중에 성별만 빼고 6자리 숫자는 무작위로 정해준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13자리 주민등록번호 중 이렇게 출생지역 번호가 있는 부분을 포함해서 8번째부터 13번째 번호를 모두 무작위로 숫자를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제 간첩 얘기는 왜 나왔어요?

[기자]

맥락을 짚어보겠습니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1968년 주민등록번호 제도가 본격 시행됐을 때, 그때 명분이 간첩 색출이었습니다.

주민등록증을 꼭 갖고 다니게 해서, 불심검문을 하면 간첩을 더 잘 골라낼 수 있을 거다, 이런 이야기였는데요.

지금 상황과는 비교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이렇게 "간첩 잡는 것과 주민번호가 무슨 관계나" "간첩이 주민등록증 하나 안 갖고 다니겠냐"는 비판이 이미 나왔습니다.

게다가 내년부터 주민등록번호에서 지역정보가 빠진다고 해도 정부가 국민들의 출생등록을 안 받는 게 아니죠.

여전히 태어나면 등록을 해야 됩니다.

출생정보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건 그대로입니다.

따라서 이번 정책 개편 때문에 간첩을 못 잡게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이런 말도 있었잖아요. 멀쩡한 주민등록번호를 갑자기 바꾼 거다. 또는 이번 정권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한 거다 이런 말들은 어떤가요?

[기자]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멀쩡하지 않습니다. 멀쩡하지 않아서 그동안 꾸준히 개선 논의가 이어져왔습니다.

2014년 1월 금융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벌어졌을 때 당시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개선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적도 있습니다. 영상을 보시죠.

[박근혜/전 대통령 (2014년 1월 27일 / 수석비서관회의) : 외국의 사례를 참고로 해서 주민등록번호와 함께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없는지도 검토해 주길 바랍니다.]

이렇게 대통령이 지시하니까 부처에서도 개선 논의가 꽤 있었습니다.

당시 공청회 자료를 하나 보면 고쳐야 할 것으로 늘 꼽히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지역번호, 이게 왜 주민등록번호에 꼭 들어가 있어야 되냐 이런 게 지적에 나왔고요.

그 개선책으로 무작위로 번호를 부여하는 것 이게 꼽혔습니다.

국회에서도 오랫동안 논의가 꽤 있었습니다.

오늘 논란이 된 발언을 한 정미경 최고위원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그러니까 19대 국회 때 같은 당의 몇 가지 반응을 보시겠습니다.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임의번호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여야 의원들이 다 모여 있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밝혔습니다.

또 안행위 여당 간사였던 조원진 의원도 비슷한 계획을 밝혔습니다.

여야도 따로 없었습니다.

당시 야당 의원들도 관련법 개정안을 냈습니다.

[앵커]

이제 그러다가 19대 국회에서는 마무리가 되지 못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민등록 체계를 바꾸는 그 법 개정이 논의가 됐었는데 당시 회의록을 한번 찾아봤습니다.

당시 보면 야당인 임수경 의원이 20대 국회로 넘어가도 정부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겠냐 이렇게 묻자 당시 행자부 차관이 계획을 세워서 보고하겠다. 그런데 검토와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입니다라면서 시간과 예산상의 어려움을 좀 언급하기는 합니다.

그리고 당시 여당인 강기윤 소위원장이 그런 부대조건까지 다 달아서 진행하자면서 마무리가 됐습니다.

정리를 하면 이번에 나온 이 주민등록번호 개편 정책은 이미 지난 정권 때부터 여야 할 것 없이 그렇게 하기로 한 사안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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