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기웃거리던 1200兆, 증시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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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책 이후 1200조원에 달하는 시중 자금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유망 투자처를 물색하려고 눈치 보면서 대기 중이던 부동자금은 과연 어디로 이동하게 될까.
박진환 한투증권 랩상품부서장은 "정부의 주택 시장 규제가 가속화하면 할수록 시중 자금은 자본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 노무현 정부 때에도 부동산 투기 규제 강도가 높아지자, 자금이 금융시장으로 이동해 펀드와 같은 수익증권 규모가 120% 커진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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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시장 반사이익? -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 稅 혜택, 年內 시행되면 투자 붐 일 듯
공모펀드 볕들까 - 내년 기업 이익 개선되면 주식형 펀드 인기 끌 수 있어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 각광받을 듯
증권가에서는 정부 규제 여파로 ▲갭투자(전세 끼고 집을 사는 것)를 활용했던 투기 수요는 위축되고 ▲공시가격 상승 이후 종부세 부담 때문에 다주택자의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김형우 한화자산운용 파트장은 "집값 안정이 필요한 정부는 자금이 직접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은 반드시 막겠다는 명확한 시그널을 보냈다"면서 "부동산은 실물 자산이라서 가격이 폭락하진 않겠지만 장기 횡보 추세 속에 이자·세금 등 비용 부담이 커져 실효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개인의 부동산 직접투자는 강력하게 규제하는 대신,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와 같은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 활성화는 적극 장려하고 있어서 리츠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리츠와 같은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에 가입하면 1인당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9%)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형우 파트장은 "리츠에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이 연내 확정되어 내년부터 시행된다면 거액 자산가들의 관심도 당연히 높아지고, 금융회사들이 간접투자형 부동산 상품을 내놓는 과정에서 리츠 투자 붐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쪼그라든 공모펀드에도 봄날 올까
일반인들이 재테크 목적에서 가입하는 공모펀드는 올해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설정된 새내기 공모펀드 규모는 약 7조원으로, 지난해보다 45% 감소했다. 국내 신규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10조~12조원 안팎을 유지해 왔지만, 연말까지 대규모 자금의 유입이 생기지 않는다면 최근 몇 년간 최저인 7조원대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신규 펀드를 만들어 내놓아도 뉴머니(새 돈)는 거의 들어오지 않고 상품설명서 제작 같은 일만 늘어나 힘들다"면서 "올해 새로 출시한 펀드들은 당장 내년엔 소규모 펀드로 전락해 제명될 걱정을 해야 할 판"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예상치 않았던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투자(투기) 수요가 감소하고, 대출금 상환을 해야 하는 일반인들이 목돈을 만들기 위해 눈을 돌리면서 공모펀드에도 봄날이 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수 미래에셋운용 팀장은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 예·적금 상품은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고 투자 대안으로 인기를 끌었던 파생금융상품(ELS·DLS 등)이나 사모펀드는 불완전판매·환매 연기 등이 불거지면서 소비자 불신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라며 "내년에 한국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은 주요국 중에 가장 높은 데다 이미 사상 신고가인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저평가된 상황인 만큼, 주식형 공모펀드의 매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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