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이모티콘으로 10억원 매출 대박난 남자 [강소현의 보석함]

카카오톡 이모티콘 기능이 출시 8주년을 맞았다. 그간 누적된 이모티콘 상품수는 7500여종.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통해 국내 캐릭터시장이 제2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쏟아져 나오는 B급 감성·병맛 등 다양한 이모티콘들 사이에서도 출시와 동시에 1위를 차지하며 굳건한 팬층을 유지하고 있는 '믿보' 작가가 있다. 카카오톡이 이모티콘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2012년부터 함께 해온 펀피 스튜디오의 백윤화 작가(37·사진)가 그 주인공. <머니S>가 지난 6일 강남 오피스텔에서 백 작가를 만났다.
◆보유 캐릭터만 20여종… 캐릭터 매니지먼트회사
캐릭터 콘텐츠 스튜디오 ‘펀피’(Funppy)는 20여개의 캐릭터를 보유했다. 일반적으로 한 캐릭터로 대표되는 타 작가들과 달리 펀피 스튜디오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통해 대중에 이미 익숙해진 '바쁘냥&바쁘개', '모찌', '세숑‘ 등 다수의 대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백윤화 작가는 펀피 스튜디오를 “일종의 ’캐릭터 매니지먼트‘로 보면 된다”며 “제 포지션은 캐릭터를 육성해 잘 알려지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작가는 창업 이전 NHN 공채 1기로 입사해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9년간 일했다. 그중 일본지사에서 근무한 5년간 그는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 과정을 경험했다. 특히 NHN이 애플리케이션 ‘라인'(LINE)을 론칭하면서 백 작가는 이모티콘 관련 업무를 진행했다. 그때 지금 펀피의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개냥이 캐릭터 '모찌'(Mozzi)가 탄생했다.

◆성공비결? 트렌드 말고 '이것'에 집중하라
이모티콘은 카카오에 제안한 시점부터 출시까지 3~4개월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트렌드는 빠른 속도로 변한다. 제안한 시점에 유행한 것들이 다음달이면 사라지기도 한다. 백 작가 역시 과거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지만 트렌드에 맞춰 ‘쓰다가 버려지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진 않았다.
“‘바쁘개’는 어떤 디자인이 빨리 움직일 때 재밌을까 생각하다 만들었어요. 빨리 움직이는 캐릭터를 처음 제안했을 때 담당자로부터 ‘너무 빨라 기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잔상이 남아 보기 싫을 것 같다’ 등 수정요구를 많이 받았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분이 사랑해주는 캐릭터가 됐습니다.”
“우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이모티콘을 쓸 때 그런 잔재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캐릭터가 생명력을 가져야 사람들에게 꾸준히 인식된다고 봅니다."

백윤화 작가는 10억원 매출, 억대 연봉 등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모티콘’으로 대박 날 수 있다는 생각에 ‘투잡’으로 이모티콘 작가를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좋다’는 마음으로 31세에 퇴사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창업 이후 라인에서 한차례 성공했던 ‘모찌’ 2탄을 출시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잇따라 선보인 '조이'와 '푸푸' 역시 줄줄이 실패했다.
또 창업 초기 사무실이 없어 창업지원센터를 6개월에 한번씩 전전해야 했으며, 실력이 부족하다보니 이모티콘 하나를 출시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타 회사의 캐릭터들을 만들어 주는 등 외주도 많이 했다.
카카오톡은 지난 2011년 12월 처음으로 이모티콘을 선보인 후 애니콘, 사운드콘, 리얼콘 등 새로운 형태의 이모티콘을 제작했다. 백 작가는 기회가 닿아 첫 액션콘 제작에 참여하면서 모찌 ’액션콘’을 출시했다. 이를 카카오톡 유저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면서 ‘모찌’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실질적인 수익은 없어 힘들었다.
"이모티콘의 경우 하나가 출시되면 또 다른 이모티콘을 출시하기까지의 갭이 긴 편이에요. 1~2개월만 수입이 없어도 힘들어지니까 사실상 회사라는 틀을 유지하기 쉽지 않죠."
현재의 구조를 갖추는 데 꼬박 5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어떤 것이 중요한 지 노하우가 생겼으며 '모찌','세숑','바쁘개&바쁘냥' 등의 많은 캐릭터를 보유하면서 이모티콘을 비교적 짜임새 있게 출시할 수 있었다.
이모티콘시장에 뛰어드려는 이들에게 그는 "아이디어 하나가 잘 돼 대박치는 걸로는 부족하다"며 "그렇지 않은 것까지 생각해야 한다. 힘들 때 기둥을 잡아 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펀피 스튜디오의 슬로건은 ‘캐릭터로 문화의 일부가 되고 싶다’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선 캐릭터회사가 제대로 자리잡은 사례가 없다.
백윤화 작가는 '캐릭터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펀피 스튜디오는 구체적인 포맷을 정하지 않았지만 지금의 캐릭터들을 단순한 이모티콘을 넘어선 또다른 콘텐츠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디즈니와 같이 '펀피'만의 큰 세계관을 쌓으며 단단한 재미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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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현 기자 kang42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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