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에 수출규제 역풍 맞은 日..출구전략 세울까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측 수출 관광 직격탄
16일 3년만에 한·일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 대화 개최
日경산성상 "대화로 문제 풀어 좋은 방향으로"
15일 양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7~10월 일본의 대 한국 수출액 감소율은 우리나라의 대 일본 수출액 감소율의 두 배나 됐다. 이 기간 일본의 대 한국 수출액은 1조6433억엔(약 17조5600억원)으로 전년보다 14.0% 줄었다. 우리의 대 일본 수출액은 94억8000만달러(약 11조1100억원)로 전년보다 7.0% 줄었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국제무역 감소 흐름과 한일간 경제전쟁 여파로 서로에 대한 수출액이 모두 줄었으나 일본의 감소가 훨씬 두드러진 것이다. 우리나라에 일본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은 네 번째 수출 대상국이지만 일본에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에 이은 3대 수출국이다.
일본의 조치 이후 국내에선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펼쳐졌다. 특히 맥주와 자동차, 의류 등 소비재에 대한 불매가 전방위로 확산됐다. 반대로 일본 수출허가 지연에 따른 국내 기업의 생산 차질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첫 규제 강화 대상이던 3개 품목도 우리 정부의 대 일본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전후해 드물게나마 허가를 내주고 있다.
오히려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소재·부품·장비 부문에 대한 자립화·다변화도 본격화했다. LG디스플레이는 10월께 국내 디스플레이·패널 공정에 필요한 불화수소를 100% 국산화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국산 불화수소 시험을 마치고 생산 라인 투입을 앞두고 있다. 산업부는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지원 예산을 올해 6699억원에서 내년 1조2780억원으로 늘렸다. 일본 안팎에선 이대로면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오히려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큰 손’인 국내 고객사를 잃으리란 우려가 나온다.
일본은 이번 대화를 수출규제 갈등에 따른 불매운동 역풍에서 벗어날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수출액 감소 외에도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갈등 장기화가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은 2020년 방일 관광객 4000만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추진해 왔으나 두 번째로 많던 한국인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 수출관리 제도와 운용 불충분 사항을 다룰 것”이라며 “그런 문제를 대화로 풀어낸다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겠나”며 문제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우리 정부 역시 일본 수출규제 철회를 바라고 있다. 문제 장기화 땐 우리 기업의 핵심 소재·부품·장비 조달 불확실성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일본이 규제 강화 명분으로 삼은 전략물자 인력 보강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 한 번만으로 갈등이 풀릴 가능성은 낮지만 논의가 이어진다면 이달 말로 예상되는 한·일 정상회담 땐 긍정적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만남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충분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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