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부터 줄 섰어요"..한정판 운동화에 열광하는 마니아들

안상희 기자 2019. 12.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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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아침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

한정판 운동화의 인기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한정판 운동화를 소장하려는 소비자는 물론 비싼 가격에 되팔아 이익을 보려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족에게도 각광받는다.

최근 화제를 모은 대표적인 한정판 운동화는 나이키와 지드래곤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이 협업해 내놓은 '에어 포스1 파라-노이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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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아침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 추운 날씨에도 두꺼운 롱패딩을 입은 300여 명의 고객들이 백화점 개점 전부터 문 앞에 줄 서 있었다. 지그재그로 시작된 줄은 을지로입구역까지 이어졌다. 미국 신발 브랜드 컨버스와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J.W.앤더슨이 협업해 만든 운동화 ‘런스타 하이크'의 재발매 소식에 몰린 인파였다. 운동화는 이날 오후 5시쯤 모두 팔렸다. 앞쪽에 서있던 한 고객은 "전날 밤 9시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다.

‘런스타 하이크’ 운동화 가격은 한족에 18만5000원이지만, 판매 완료 후 ‘중고나라’ ‘나이키매니아’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재판매하는 ‘리셀러(재판매자)’들의 글이 쏟아졌다. 재판매 가격은 최대 5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한정판 운동화의 인기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한정판 운동화를 소장하려는 소비자는 물론 비싼 가격에 되팔아 이익을 보려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족에게도 각광받는다.

최근 화제를 모은 대표적인 한정판 운동화는 나이키와 지드래곤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이 협업해 내놓은 '에어 포스1 파라-노이즈'다. 이 운동화는 나이키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무작위 추첨(Draw) 행사에 응모해 당첨된 사람만 구매가 가능했다. 출고 가격은 21만9000원. 이중 나이키 로고가 빨간색인 제품은 지드래곤 생일(8월 18일)을 기념해 818켤레만 판매됐는데, 재판매 가격이 300만~500만원을 호가했다. 지드래곤이 지인에게 준 노란색 나이키 로고 신발은 88켤레 한정 출시됐고, 현재 재판매가가 2000만원이 넘는다.

한 리셀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사이즈나 희소가치가 높은 제품일수록 재판매할 때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다른 구매자는 "다른 운동화보다 비싸도 아는 사람은 알아보는, 아무나 살 수 없는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는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한정판 운동화 리셀(재판매) 시장 확대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현재 전 세계 운동화 리셀 시장은 2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미국의 투자은행 코앤드컴퍼니는 "운동화 리셀 시장이 2025년까지 현재보다 3배 성장한 6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운동화가 대체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셀 시장이 커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난다. 한정판 사재기로 인해 정작 사고 싶은 소비자의 구매 기회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사재기한 구매자의 사진이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사재기 대행 아르바이트를 걸러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정판 운동화를 인터넷에서 구매할 때는 정품이 아닌 위조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운동화를 거래하는 플랫폼도 생겨나고 있다.

미국의 운동화 거래 플랫폼 스탁엑스(StockX)는 3년 만에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거래 중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스탁엑스는 신발 시세를 마치 주식시세처럼 그래프로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지난 9월 온라인 미술품 중개업체인 서울옥션블루가 운동화 경매 사이트 ‘엑스엑스블루(XXBLUE)’를 열었다. 엑스엑스블루는 짝퉁 제품을 차단하기 위해 거래가 성사되면 판매자가 제품을 회사로 보내도록 하고, 전문가 검수를 통해 제품을 구매자에게 전달한다. 엑스엑스블루는 출범 한 달만에 회원수 1만 명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1020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한정 수량의 상품을 소유한다는 것에 의미를 크게 두고 있다"며 "한정판 제품의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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