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40대는 가라..'뉴 리더' 80년대생이 온다

정원식 기자 2019. 12. 1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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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2015년엔 40대 지도자 대세
ㆍ뉴질랜드·우크라 총리 등
ㆍ최근 각국 주역, 30대로 이동
ㆍ기성 정치 염증 ‘만국 공통’
ㆍ소셜미디어 등 소통 ‘비결’

2015년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43세의 나이로 총리에 취임했을 때 폴란드 대통령은 그와 동갑인 안제이 두다였다. 벨기에에선 40세였던 샤를 미셸이 총리직을 맡고 있었다. 당시 이탈리아,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체코, 그리스 총리가 모두 40대였다. 이들은 새 정치의 기수로 전 세계 주목을 받았다.

40대 지도자들이 받던 스포트라이트가 최근 30대 지도자들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올해 34세인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지난 10일 의회 승인 투표를 통과해 취임하면서다. 30대 지도자들은 소셜미디어를 능숙하게 다루고 좌우 패러다임에 얽매이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39)는 워킹맘이자 진보성향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마린 총리와 비슷하다. 마린 총리처럼 아던 총리도 자국 최연소 총리다. 아던 총리는 2017년 8월 뉴질랜드 노동당 대표에 올라 같은 해 10월에 총리가 됐으며, 취임 8개월 만에 딸을 낳고 6주간 출산휴가를 다녀왔다. 지난해 9월엔 생후 3개월 된 딸 아로하를 안고 유엔회의장에 입장해 출산은 여성의 권리이며 여성 정치인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카를로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39)은 지난해 4월 대통령이 됐다. 중도좌파 시민행동당(PAC) 후보로 출마한 알바라도 대통령은 당시 대선 1차 투표 후보 13명 중 유일하게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소설 두 권을 낸 작가 출신으로, 젊은 시절에는 로큰롤 가수로도 활동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지난달 적극적 환경정책을 높이 평가해 그를 ‘차세대 리더 100인’에 선정했다.

지난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 중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어 화제가 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38)도 30대다. 지난 2월 제3당인 우파 국민통합대연맹(GANA) 후보로 나서 30년 동안 좌우 양당 지배 체제를 구축해온 우파 민족공화연맹(ARENA)과 좌파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턱수염을 기르고 청바지와 가죽재킷을 즐겨 입는 등 자유로운 옷차림도 화제가 됐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는 지난 9월 총선에서 승리해 두 번째 총리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33세로 마린 총리보다 한 살 어리다. 27세에 외무장관을 지냈고, 2017년에는 침체에 빠진 국민당을 맡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총리가 됐다. 그는 지난 5월 연정파트너였던 극우 자유당 대표가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며 낙마했으나, 지난 9월 총선 승리로 기사회생했다. 현재 진행 중인 녹색당과의 연정 협상에 성공하면 마린 총리를 제치고 현역 최연소 총리가 된다.

이밖에 이탈리아에서 총리에 맞먹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루이지 디마이오 부총리(33)와 변호사 출신으로 정계 입문 3개월 만에 총리가 된 알렉세이 곤차룩 우크라이나 총리(35)도 30대다.

이들이 정치의 주역이 된 이유는 간명하다. 기성 정치권의 정체 상태나 부패 문제에 대한 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30대 지도자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적극 활용해 국민들과 소통하는 등 권위적이었던 기성 정치권과 차별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쿠르츠 대표가 2014년 유엔총회에서 “(젊은 세대인) 우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국경을 넘어 소통한다”고 언급한 것이 단적인 예다.

NBC는 최근 30대 지도자들은 경험이 부족한 대신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고 유동성이 심한 현대 정치에 필요한 순발력을 갖췄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전통적인 정당들은 유권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지도자들이 없다면 존속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기성 정치인들이 이들 젊은 정치인의 ‘성공 경험’을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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