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직접수사·​​​​​​​경찰지휘 의지 확인한 '윤석열 검찰'

송주원 입력 2019. 12.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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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반부패부장.

국회 제출 최종의견서에 밝혀…"개혁 취지 거스르는 것"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검찰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찰개혁 법안 중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최종 의견서를 여야 4+1 협의체에 제출했다.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한다는 개정안과 달리 대형재난·선거·살인 사건 등 중요범죄를 대상으로 한 사법통제는 필요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경찰은 "경찰에 대한 검찰의 우월적 지위를 재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맞서며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경찰 수사 '머리와 꼬리' 가지겠다는 검찰

2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의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했다. 반면 검찰은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더라도 대형재난과 선거범죄, 살인·변사사건 등 중대범죄는 경찰의 수사개시 통보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사 종결 역시 사전에 검찰과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행범을 체포·인수한 경우 △영장․허가서를 통해 수사를 진행한 경우 △경찰 인지로 수사에 착수한 경우에는 검찰 송치를 의무화했다.

사실상 경찰 수사의 처음과 끝을 손에서 놓지 않겠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현행법상으로는 경찰의 모든 수사에 대해 검사가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고, 경찰은 검사의 수사 지휘에 따르도록 의무화돼 있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개정안의 핵심 취지는 검찰이 가진 수사권한을 쪼개 종전의 수직적 관계에서 상호협력 관계로 설정하겠다는 것"이라며 "검찰 최종의견서 내용은 경찰 입장에서는 기존 법규와 미세한 어휘 차이만 있을 뿐 사실상 경찰의 독립된 수사개시와 종결권을 못 갖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검찰개혁의 궁극적 취지는 국민 인권 향상인 만큼 경찰 수사도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경찰이 어떤 수사를 시작했다는 것은 시민 누군가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구체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수사개시 통보로 경찰수사 적법성을 판단하고 통제할 절차를 마련하는 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수사 종결 전 검찰과의 협의를 의무화하는 건 경찰 수사 독립성은 물론 자율성과 책임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협의 범위와 방식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수사 자율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중요범죄와 일반 형사사건을 분리하는 시각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보완 수사 '요구'라지만 어기면 '징계'

최종의견서에 따르면 검찰은 일부 범죄에 한해 경찰에게 '보완 수사 요구' 권한을 부여하는 범죄를 법정화하자고 제안했다. 또 경찰은 검찰의 요구를 사유 불문 이행하고 어기면 징계도 강화하자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개정안의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이행한다' 법문에서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을 빼자고 했다. 검찰의 징계 요구 시 경찰은 10일 이내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을 의무화하자고도 했다.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 범죄는 △공공수사 관련 범죄 △국회의원 및 고위 공무원 범죄사건 △13세 미만 아동·장애인에 대한 성범죄 등이다. 면밀한 수사가 요구되는 중대 범죄지만 검찰이 경찰 수사에 지시를 내리고 징계할 수 있다는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 역시 중대범죄사건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서로 협력하는 구조로 가야 하는데 수사과정을 지켜보며 지시하고 징계를 내린다는 건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라며 "애초 한 국가기관이 또 다른 국가기관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구조다. 검찰만이 인권과 법치의 마지막 보루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찰개혁 법안 중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최종 의견서를 여야 4+1 협의체에 제출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남용희 기자

◆검찰 인지수사 제한을 '검찰총장'이?

검찰은 직접 인지 수사에 제한을 두는 것에도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 이유로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국가는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지 않는다. 지난 10월에는 서울과 대구, 광주 등 3곳을 제외한 특수부를 폐지하는 등 검찰제도 내에서 직접수사 축소를 추진해 왔다"고 기재했다. 다만 제한이 필요하다면 검찰총장의 승인 하에 수사를 개시하고 긴급한 사안은 수사에 착수한 직후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을 마련하자고 제언했다. 직접수사 권한 축소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검찰 내부에서 그 범위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다.

직접 인지 수사란 고소고발이나 경찰 송치에 따른 것이 아닌 검찰이 자체적으로 사건을 인지해 조사하는 수사를 말한다. 앞서 일부 사건을 제외한 범죄의 경우 수사권 조정을 수용한 것과 달리 인지수사 측면에서는 어떠한 외부 제한도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서보학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처음부터 끝까지 수사하는 직접 인지수사를 표면적으로 제한한다는 양상이지만 검찰총장 승인 하에 가능하도록 여지를 남겼고, 이마저도 긴급한 사안은 수사 착수 후 승인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식이라면 예전과 마찬가지로 검찰 수사를 통제할 장치가 사실상 없다"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기존안도 상당 부분 검찰의 수사권한을 남겨둔 편인데 이마저도 검찰은 검찰개혁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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