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버림받은 아이들] <5편> 학력 진단 미비, 소통 부재..'수업 따라가지 못해 고통받는 탈북청소년들'

금창호 기자 2019. 12. 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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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탈북청소년들의 교육 실태를 짚어보는 심층기획보도 '두 번 버림받은 아이들'. 오늘은 나이에 맞춰 한국학교에 입학해도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괴로운 학생들의 이야기입니다. 탈북청소년들의 학업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 교육을 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인프라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한국에 들어와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한 이상혁군은 중학교 수준의 내용을 따로 공부해야 했습니다.

한국학교의 교육과정이 자신의 학업수준과 달라 따라가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상혁 / 탈북청소년

"중학교 영어를, 중학교 수학을 하고 나면 거의 뭐 새벽 3시, 4시 이렇게 돼요. 그때 되면 그때 일어나서 다시 학교 가면 엄청 사람이 엄청 힘들어요, 이게…"

이처럼 탈북학생들은 자신의 능력과 맞지 않는 공부로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지만 현장에선 정확한 수준 파악부터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각 시도교육청은 탈북학생들의 적절한 학교 배치를 위해 북한 학적과 학년을 기준으로 '학력 인정서'를 발급합니다.

하지만, 북한 학제와 교육과정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학생 수준에 맞는 학교급에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경기교육청 관계자

"기본적으로 통일부에서 발급한 학력확인서가 있거든요. 그걸 근간으로 해서, 그 서류를 검토하셔서 고등학교 졸업, 중학교 졸업, 초등학교 졸업으로 학력을 인정해주시는 거고요."

하나원에선 진단평가를 진행해 학생의 수준을 파악하고 기초적인 교육도 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교육청 학력 심의 과정에 반영되진 않습니다.

개인정보에 민감한 탈북자들이다보니, 맞춤 교육을 위해 학생 정보가 필요한데도, 일선학교까지 공유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탈북학생 담임 교사가 하나원에 전화해 물어볼 수 있지만, 일부에 불과할뿐더러 공식적인 방법도 아닙니다.

결국 교사 개인의 능력와 의지에 따라 탈북학생의 교육이 천차만별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윤상석 소장 / 공존플랜

"교사나 학교 차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거든요. 그런 걸 줄일 수 있게끔. 최소한의 교육정보, 그래서 민감 정보나 부모나 당사자가 원치 않는 그런 자료들을 뺀 나머지는 우리 교육기관에는 전달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이 탈북청소년의 학업중단율은 지난 2017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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