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영업이익 284조원,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중기의 916배, 대기업 집중 더 심화

박은하 기자 입력 2019. 12. 10. 18:45 수정 2019. 12. 1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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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통계청, 2018년 영리법인 행정통계 잠정 결과
ㆍ경기침체 국면 중소기업이 더 타격…대기업에 경제력 64% 몰려
ㆍ중견기업 영업이익은 중기의 101배 격차 커져…기업부채 급증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이 6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전체 기업 수의 0.3%에 해당하는 대기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64%를 차지했고, 기업당 영업이익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916배에 달했다. 경기침체 국면에 중소기업이 더 크게 타격을 입으면서 대기업으로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국내 70만9000개 영리법인이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총 284조원으로 전년(291조원)보다 2.1% 줄었다. 기업당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1년 전보다 8% 줄어들었다. 국내 영리법인의 총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2017년 3분기 시작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기업 전반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 감소는 조선·자동차 산업 구조조정과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았다”며 “대기업의 경우 반도체 경기가 꺾였어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되는 정도에 그쳤지만 중소기업은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기업당 영업이익은 제조업(-5.7%)과 건설업(-7%)을 비롯한 대부분 산업에서 쪼그라들었다. 음식숙박업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이어졌던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여파의 기저효과로 35.6% 올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지난해 대기업 2236곳의 영업이익은 2.7% 늘었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규모 10조원 이상)에 해당하는 1272곳은 7.2%로 전체 대기업 평균보다도 2.5배 이상 높았다. 반면 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14.2% 감소했다.

중소기업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업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해졌다. 전체 기업의 0.3%에 불과한 대기업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1%로 전년(61%)보다 3.1%포인트 늘었다. 중소기업의 몫은 25.1%에서 22%로 3.1%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기업당 평균 영업이익은 대기업은 약 815억원으로 중소기업(8700만원)보다 916배 높았는데, 이는 전년도(732배)보다 격차가 커진 것이다. 전년도에는 중소기업보다 92배 높았던 중견기업의 기업당 영업이익(90억원)도 지난해 101배를 기록했다. 상호출자제한 대기업과 일반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간 격차도 커진 것이다.

기업부채도 급증했다. 지난해 기업들의 부채는 10.4% 증가해 자산증가율(8.9%)을 앞질렀다. 공기업 다수를 통계에 포함시킨 2014년 이후 부채증가율이 자산증가율을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채증가율은 중소기업(30.1%), 중견기업(8.4%), 대기업(5.4%) 순으로 높았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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