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은 두손 들고, 롯데는 협상대신 통보..이상한 나라의 FA시장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입력 2019. 12. 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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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이석우 기자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FA를 둘러싼 여러가지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KBO리그의 FA 시장은 또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선수 이동 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제도 탓이라고 할 수 있지만, FA 관련 논의에서 ‘협상’ 자체가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FA 시장이다.

롯데는 ‘48시간 제한’이라는 방침을 정했다. 구단이 정한 금액을 FA 선수에게 통보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문을 닫는 방식이다. 협상의 여지가 없다. 롯데는 시장에 나와 있던 두 명의 FA 포수에게 각각 조건을 제시했고, 48시간 제한을 둔 뒤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이지영은 원 소속팀 키움과 계약에 합의했고, 김태군은 아직 팀이 정해지지 않았다.

FA 오지환은 ‘백지 위임’이라는 이상한 방식을 택했다. 협상 과정에서 LG가 조건을 제시했고, 오지환 측이 계약기간 6년 연장안을 고려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여기서 더 이상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따가운 여론에 밀린 오지환이 구단에 ‘백지 위임’이라는 형태의 ‘항복 선언’을 했다. 양쪽 모두 상처가 적지 않다.

남아있는 굵직한 FA 들도 제대로 된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 김선빈과 안치홍은 KIA와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에이전트는 “협상 기회 자체가 적은데다 구체적인 조건이 오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에이전트는 “구단 쪽에서 조건에 대한 어떤 얘기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각자의 평가와 계산 방법에 따라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조건들을 두고 협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눈치 싸움만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FA 등급제를 포함한 제도 개선이 내년 시즌 도입되지만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라면 제대로 된 시장이 형성될 수가 없다. 여론에 밀리고, 눈치만 보다가 엉뚱하게 가격이 매겨지는 일이 반복된다. 구단의 제대로 된 선수 가치 평가 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3년째를 맞는 에이전트 체제의 미성숙도 문제다. 한 구단 단장은 “선수쪽에서 합리적 근거없는 엉뚱한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상당히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장은 “소속사의 다른 선수를 급하게 챙기느라 정작 우리가 필요한 선수에 대한 협상이 갑자기 막히는 경우도 생긴다. 우리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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