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버림받은 아이들] <2편> 탈북청소년 3천7백여 명..학교·사회 적응 '이중고'

이동현 기자 2019. 12. 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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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네, 앞서 보신 것처럼 탈북민들은 차별과 편견 속에 고립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요. 탈북 청소년 가운데 북한에서도 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학생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 학교에서의 부적응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데요. 학교, 사회에서 방치된 탈북 청소년들의 실태를 이동현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서울 관악구에서 굶주림 끝에 숨진 탈북민 출신 어머니와 6살 아들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어머니 한씨는 10년 전 32살의 젊은 나이에 한국으로 넘어 왔지만, 복지와 교육의 사각지대에서 철저히 고립된 삶을 살아가야 했는데요.

결국 사망한 지 두 달이 지나서야 발견되고 말았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전체 탈북민 수 3만 3천여 명, 이 중 탈북청소년은 3천7백여 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들이 한 씨처럼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지 않으려면 교육을 통한 한국사회의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하지만, 이들의 학업실태를 들여다보니 상당 수가 한국 교육에 적응하지 못한 채 학업 결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탈북 청소년 가운데 북한에서 학교를 다녔던 경험이 있는 학생은 48%로 절반 이상은 한국에서 처음 학교 수업을 받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전체 탈북학생의 21%는 수업을 따라가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교과서 내용과 교사의 수업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과제를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렇다보니 탈북청소년의 학업 중단율은 3%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학생의 0.94% 보다 3배나 더 높은 수치인데요.

특히 상급학교로 갈수록 학업 중단율은 높았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목이 많아지고 수업 내용이 어려워지면서 기초학력이 부족한 이들은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는 학령인구를 넘어선 탈북민들에게도 학교 교육이 절실하지만, 소외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탈북청소년들은 또 가정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며 편견과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는 탈북민의 82%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 혼자 탈북하거나 어머니와 함께 탈북하면서 절반 이상이 혼자 또는 한부모와 살아가고 있습니다.

학교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은 일자리조차 제대로 구하기 힘든 상황인데요.

지난해 탈북민의 실업률은 6.9%로 일반 국민보다 50%나 높았습니다.

일부는 경제적 빈곤과 극심한 방황 속에 탈선이나 범죄에 빠지고 급기야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합니다. 

탈북청소년들은 자유를 꿈꾸며 한국으로 넘어왔지만 또 다시 버림받으며,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EBS뉴스 이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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