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 자고나면 바뀐 '캉브레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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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년 12월10일 교황 율리우스 2세와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 스페인 왕 페르디난트 2세가 '캉브레 동맹(League of Cambrai)'을 맺었다.
인구라고 해야 불과 30만여명에 갯벌을 메워 조성한 도시국가 베니스를 향해 캉브레 동맹은 군대를 보냈다.
베니스 시민 전체에 '파문령'을 내릴 만큼 분노했던 교회는 교황이 바뀐 뒤 거꾸로 베니스와 동맹을 맺었다.
주목할 점은 베니스가 강대국만 모인 동맹과 전쟁을 치를 수 있었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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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의 땅이지만 이탈리아 동북부 베니스와 그 주변은 부유하고 산업생산 시설이 널렸다. 교황은 이교도인 오스만튀르크에 대항하는 동맹이라는 명분을 내걸었으나 실제 모임에서는 누가 어느 땅을 받을 것인지 전리품을 나누는 계획까지 세웠다. 인구나 국토 크기로 보아 수백 대 1의 싸움. 인구라고 해야 불과 30만여명에 갯벌을 메워 조성한 도시국가 베니스를 향해 캉브레 동맹은 군대를 보냈다. 결과적으로 베니스는 한때 국토의 대부분을 내줬으나 얼마 안 지나 되찾았다. 캉브레 전쟁은 극소수가 압도적인 다수의 압박을 극복한 전쟁으로 손꼽힌다.
베니스가 회생한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동맹의 분열. 베니스 시민 전체에 ‘파문령’을 내릴 만큼 분노했던 교회는 교황이 바뀐 뒤 거꾸로 베니스와 동맹을 맺었다. 프랑스의 힘이 강해지는 데 불안을 느꼈기 때문이다. 자고 나면 바뀌는 동맹,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었던 캉브레 동맹에서 각국을 움직인 동인은 무엇일까. 마틴 루터가 이끈 종교개혁(1512년) 이전이어서 신앙이나 교리를 둘러싼 이유도 없었는데 이토록 복잡하게 싸운 이유는 단 하나로 귀결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한 편 가르기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베니스가 강대국만 모인 동맹과 전쟁을 치를 수 있었던 원동력. 국영조선소 등 최고의 산업시설과 영웅 출신 국가 수장마저 미미한 수뢰혐의로 내쳤을 만큼 투명한 정치가 작용한 덕이다. 알려지지 않은 무기도 있다. 지식에 대한 탐구욕으로 살아났다. 전쟁의 와중에서도 출판 붐이 일면서 유럽의 신간 중 절반이 베니스에서 나왔다. 종교적 색채도 엷었다. 신간에서 종교 서적의 비율이 26%로 유럽 평균 45%보다 훨씬 낮았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쌓은 희망이 승리로 인도한 셈이다. 독서는커녕 각종 편향에 갇힌 이 땅에서 보자니 부럽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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