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던 세상.." 올해 미스 유니버스, 남아공의 '성폭력 반대' 활동가
[경향신문]
“나는, 나의 이런 피부와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은 아름답지 않다고 여기는 세상에서 자랐다. 하지만 그런 관념이 깨질 때가 된 것 같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조지비니 툰지(Zozibini Tunzi)가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2019’의 왕좌에 앉게 됐다고 미국 CNN방송과 대중문화 주간지 ‘피플’ 등의 외신이 9일 전했다. 26살의 툰지는 성차별·성폭력과 싸우는 활동가이자 홍보전문가다.
‘피플’에 따르면 툰지는 특히 대회의 마지막 관문인 일요일 밤 무대에서 자신의 삶이 인종 차별적 태도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흑인 소녀들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해 왔다. 하지만 이제 나 같은 사람이 사회에서 자리를 찾는 시대로 천천히 넘어가고 있고, 마침내 흑인 소녀들은 자기 자신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툰지는 이 발언에서 흑인 소녀(Black girl)에 매직(Magic)을 이어 붙여 ‘블랙 걸 매직’이라고 말했는데, 소셜미디어의 ‘#블랙 걸 매직(#BlackGirlMagic)’ 해시태그 운동을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블랙 걸 매직’ 운동은 서구사회가 백안시 해 온 흑인여성들의 아름다움과 힘 그리고 그들의 업적을 바로 보자는 의미에서 온라인상에서 지속되고 있는 운동이다.
이번 대회는 또 최초로 레즈비언임을 공개한 참가자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1살의 미스 미얀마 스웨 진 텟(Swe Zin Htet)이다. ‘피플’은 “내가 동성애자라고 하면 버마(미얀마)의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스웨 진 텟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미얀마에서는 ‘동성애’가 범죄로 여겨진다고 썼다. 스웨 진 텟은 미스 유니버스대회의 세계적인 명성과 이 대회를 통한 파격적인 커밍아웃이 성소수자들을 존중하지 않는 이들의 태도를 바꾸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플’은 ‘주목할 만한 참가자’로 미스 아일랜드 피오네굴라 오렐리(Fionnghuala O’Reilly)도 주목했다.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일하는 그는 이공계(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분야의 소녀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회에 나왔다고 한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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