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소월리 유적서 신라시대 토지 관련 '목간' 출토

이기림 기자 2019. 12. 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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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화랑문화재연구원(원장 오승연)이 발굴조사 중인 경북 경산시 소월리 유적에서 신라 시대 토지와 관련된 목간(문자를 기록하기 위해 일정한 모양으로 깎아 만든 나무 조각)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조사 관계자는 "당시 신라의 지방 지배와 토지를 중심으로 한 경제활동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번에 출토된 목간은 한국고대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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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얼굴 모양 토기 아래에서 출토돼
경산 소월리 유적에서 확인된 '목간' 적외선 사진.(문화재청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문화재청은 화랑문화재연구원(원장 오승연)이 발굴조사 중인 경북 경산시 소월리 유적에서 신라 시대 토지와 관련된 목간(문자를 기록하기 위해 일정한 모양으로 깎아 만든 나무 조각)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앞서 이곳에서는 5세기쯤 만들어진 의례와 관련된 사람 얼굴 모양의 토기가 출토된 바 있다.

목간의 길이는 74.2㎝로 사람 얼굴 모양 토기의 아래에서 출토됐으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에서 수습 및 응급보존처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일 진행한 1차 판독을 통해 굽은 나무의 표면을 다듬어 만든 총 6면에 걸쳐 약 94자의 글자가 있는 것이 밝혀졌으며 이 중 2면은 글자를 연습한 흔적으로 추정된다.

기록된 글자의 서체나 내용으로 볼 때 오늘날 경상북도 경산 인근 지역의 토지 현황을 기록한 '6세기대에 작성된 토지관리 문서 목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목간에 기록된 글자 가운데 '곡(谷)과 답(畓), 제(堤)' 등이 주목된다. 이 목간을 통해 골짜기(곡)를 배경으로 형성된 일정한 집단이 있었으며 둑(제)이 조세 부과와 연관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경산 소월리 유적에서 확인된 '목간' 수습 현장.(문화재청 제공)© 뉴스1

이를 통해 골짜기와 둑을 중심으로 한 당시 지방 촌락의 입지, 농업 생산력 증대를 위해 축조한 제방과 그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논의 존재, 그리고 그곳을 대상으로 조세를 수취하는 중앙 정부의 지배 양상을 동시에 엿볼 수 있게 됐다.

또한 논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우리 고유의 한자(漢字)인 답(畓)을 사용했다는 점과 이 밖에 조세 부과를 위한 토지 면적 단위는 결(結)이나 부(負)를 사용했다는 점도 밝혀졌다.

우리나라 고유의 한자인 답(畓)은 종래에 창녕 신라 진흥왕 척경비(국보 제33호, 561년 건립)에 처음 등장한다고 여겨졌는데, 목간에 등장하는 답(畓)을 통해 목간의 제작연대도 비슷한 시기임을 추정할 수 있다.

토지 면적 단위인 결(結)과 부(負)는 지금까지 삼국통일 이후 사용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에 발견된 목간을 통해 그 사용 시기를 6세기까지 올려볼 수 있게 됐다.

조사 관계자는 "당시 신라의 지방 지배와 토지를 중심으로 한 경제활동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번에 출토된 목간은 한국고대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목간은 1차 판독이 완료된 상황으로 관련학계와 함께 추가적인 판독 및 연구 과정을 거쳐 목간에 대해 더 다양한 해석과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들의 고고학적인 분석과 함께 자연과학적 분석을 실시하고 주변 유구와의 상관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더 명확한 성격과 시기 등을 밝혀 다시 공개할 예정이다.

발굴조사 현장은 오는 11일 오후 2시에 공개된다. 지난 3일 공개된 사람 얼굴 모양 토기는 물론 함께 출토된 다른 토기도 볼 수 있지만 목간은 유물의 안전을 위해 실물이 아닌 적외선 사진 등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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