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으로 회유·협박..신고한 장교들 '진급 취소'

조희형 2019. 12. 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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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 사건이 처리되는 과정을 보면 군검찰 뿐 아니라 부대 전체가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한 정황이 드러납니다.

피해 후보생의 성추행 신고를 도와준 소대장을 향해선 이 사건과 관련도 없는 상관들이 나서 회유하고 협박했습니다.

이어서 조희형 기잡니다.

◀ 리포트 ▶

공군교육사령부의 성추행 사건은 피해 여성 후보생이 속한 소대의 소대장을 통해 윗선에 보고됐습니다.

소대장은 대대장에게 사건을 알렸고, 대대장은 가해자로 지목된 전대장 즉 대령을 건너뛰고, 준장인 훈련단장에게 즉시 사건을 알렸습니다.

가해자에게 사건을 먼저 알릴 경우 정식 조사가 착수되기 전에 무마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겁니다.

[당시 대대장] "보고 과정에 전대장(대령)을 뺏단 말입니다. 가해자라서. 왜냐하면 보고를 하면 그 위에 보고가 안될 거거든요. 그래서 스킵하고(건너뛰고) 바로 보고해서 올라가게 했는데…"

그런데 훈련 단장은 곧바로 가해자로 지목된 대령을 불러 성추행 신고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감찰 당국이 성추행 신고에 대한 정식 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피해 여후보생이 특정된 겁니다.

[김숙경/군인권센터 성폭력상담소장] "사건이 접수됐다고 알려주는 것은 대령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고 본인의 증거인멸도 할 수 있고 피해자를 위협하거나 협박할 수도 있고…"

대령은 성추행 신고가 조작됐을 수 있다며 훈련 단장에게 신고 사실을 알린 부하 대대장의 비위 사실을 조사하라고 군 감찰에 요구했습니다.

[당시 대대장] "감찰 담당은 중령이고. 이 양반은 대령이니까. 계급에서 눌리는 겁니다. 직무만 갖고 말하면 (감찰에게) 감히 할 수 없는 말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당시 성추행 신고를 받은 소대장은 새로 배치 받은 부대 상관에게 협박까지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당시 소대장이 녹음한 파일입니다.

사건과 관계 없는 상관들이 소대장을 불러 성추행 사건 축소를 시도합니다.

[상관 1] "(군검찰에 가서) '전 이거 성추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력하게 처벌해주십시오', (라고 말하면) 이게 최악이고… (피해) 여자애한테서도 등을 돌릴 수 있어야 돼. 등을 돌린다, 아무튼 떨어져 나와야해."

심지어 가해자로 지목된 대령에게 사과하라는 강요까지 했습니다.

[상관 2] "야! 전대장님이 언제까지 기다려줄거 같아!"

소대장은 상관들의 반복적인 회유와 협박에 시달려 녹음을 결심했다고 말합니다.

[당시 소대장] "저를 통해서 회유를 해서 너가 이렇게 (검찰에서) 진술을 해달라는 식으로 느껴졌고."

성추행 신고를 보고했던 소대장은 단체 대화방에서 했던 표현이 문제가 돼 대령으로부터 상관 모욕죄로 고소당했고,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아 징계를 앞두고 있습니다.

또, 함께 절차대로 윗선에 보고했던 대대장 역시 예정됐던 중령 진급이 취소됐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박동혁 / 영상편집: 이화영)

조희형 기자 (joyhye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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