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 골퍼] '골프 티 (Tee)'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지난 주 영국의 한 골프장이 환경보호를 위한 하나의 행동으로, 골프장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골프 티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환경 보호 그리고 야생 동물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결정은 향후 많은 골프장에도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작가 소개: 골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며, 누군가가 저로 인해 한 타를 줄였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목표로 글을 쓰는 골프 칼럼니스트 김태훈입니다.
<영국 로열 노스 데번 골프 클럽의 결정 – 플라스틱 티 사용 금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 중 하나인 로열 노스 데번 골프 클럽은 2020년 1월부터는 해당 코스내에서의 플라스틱 티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장 큰 목적은 골프장 내의 새와 동물들을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색상을 가진 골프 티가 많은 동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골프 티를 코스 곳곳에 물어서 퍼트리거나, 먹이로 간주되어 동물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를 막겠다는 것으로, 골프 티는 나무로 된 것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최근 미세 플라스틱을 포함해서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골프장이 환경을 해친다는 인식이 많은 분위기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개인적으로 참 바람직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골프 티와 관련된 골프 규칙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또 하나의 장비 – 골프 티 (Tee)>
2019년 새로운 룰 규정이 발표되면서 크게 바뀐 사실 중의 하나가 바로 장비 규칙 부분이 별도의 책자로 분리되었다는 것입니다. 영문 책자로 거의 100페이지에 걸쳐 골프와 관련된 모든 장비에 대한 규정을 다루고 있는데, 이 규정 중에 ‘Tees (골프 티)’ 라는 항목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이 골프 티와 관련된 규정에는 골프 티의 규격 및 용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 4인치, 즉 101.6mm 보다 길어서는 안 됨,
* Line of Play, 즉 플레이 선을 표시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거나 생산되어서는 안 됨
* 골프볼의 움직임에 과도한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됨
* 플레이어가 스트로크를 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됨
위 항목에서 보다시피, 실제 재질에 대한 규정이 별도로 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소재를 사용하건 문제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어떤 재질의 골프 티를 사용할 것인지는 골퍼 자신의 선호도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퍼포먼스 상의 이득을 볼 수 있는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골프 티는 사용할 수 없다고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골프 티의 부적절한 사용 – 플레이 선 (Line of Play) 참고>
우리 나라의 많은 골퍼들이 드라이버 용, 혹은 아이언 티 샷을 위해 2~3가지 티가 줄로 붙어 있는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골프 규칙, 특히 장비 규칙에서는 골프 티를 줄로 연결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골프장 잔디의 상황에 따라 줄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므로 사용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골프 티를 단순 연결 이상으로, 플레이에 도움을 받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엄격하게 규정으로 통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렇게 연결된 줄과 다른 골프 티를 이용하여, 골퍼들이 플레이 선을 참조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시겠지만 꽤 많은 골퍼들이 그러한 골프 티를 본인의 얼라인먼트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두 티를 바닥에 꽂으면서 줄을 당겨서 타겟 방향을 향하게 하거나, 90도 직각 방향 즉 티 마커와 평행하게 위치시켜서 참조를 하게 됩니다.
이는 골프 규칙 4.3 장비의 사용(Use of Equipment)을 위반하는 행동이라고 봐야 하고, 이를 위반할 시에는 일반 페널티, 즉 스트로크 플레이의 경우 2벌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 위반이 두번째 발생하게 되면 실격이라는 페널티를 받게 됩니다.
<플레이 선의 위반에 대한 또 하나의 사례 – 다른 클럽의 이용 >
골프 티를 가지고 플레이 선, 즉 Line Of Play에 도움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측면에서, 많은 골퍼들이 범하고 있는 규칙 위반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다른 클럽을 이용하여 플레이 선을 참조하면서 스트로크를 하는 것입니다. 골퍼들 중에 클럽을 자신이 치고자 하는 방향으로 바닥에 내려놓은 이후에 이 선에 평행하게 스트로크를 하는 골퍼들을 봅니다. 이는 골프 규칙 10.2 어드바이스와 그 밖의 도움 (Advice and Other Help)을 위반한 것입니다. (아래 골프 규칙 참조)
스탠스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체를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 플레이어는 플레이선을 나타내기 위하여 클럽을 지면에 내려놓는 경우처럼, 자신의 발이나 몸으로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도록 플레이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놓아둔 물체를 이용하여 스트로크를 위한 스탠스를 취해서는 안 된다.
본 규칙을 위반하여 스탠스를 취한 경우, 플레이어가 그 스탠스에서 물러나거나 그 물체를 치우더라도 페널티를 면할 수 없다.
이러한 규정, 특히 플레이 선에 대한 도움을 골프 규칙으로 통제하고 있는 배경은 바로, 플레이 선을 만드는 것, 즉, 우리가 에이밍 (Aiming) 혹은 타겟팅 (Targeting)하고 이에 맞게 자신의 몸을 정렬시키는 동작도 바로 플레이어의 능력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골프에서 쓰는 모든 장비는 원래 장비가 만들어진 목적에 충실하게 사용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장비 사용으로 과도한 도움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장비의 사용에 있어서, 약간의 편리함을 쫓는 골퍼들도 이해하지만, 골프라는 게임이 가진 챌린지를 즐기는 진지한 골프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한번 더 말씀드리면서 이번 컬럼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