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의 집' 롯데월드타워 기준시가 내렸다

안장원 입력 2019. 12. 3. 05:05 수정 2019. 12. 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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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75만실 내년도 예정 기준시가 열람
올해 톱5 다 올랐는데 시그니엘 6% 하락
감정원 "미분양 많고 일부 할인 분양"
매매값 최고 220억원, 전셋값 최고 54억원
산정 기준 달라 주택보다 보유세 적어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국내 최고층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123층 555m 높이다. 이 건물 44~70층에 초대형 초고가 오피스텔인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들어서 있다.
2017년 3월 89억4000만원에 팔린 전용 244㎡ 오피스텔. 매수자는 2년 반 뒤인 지난 9월 115억원에 매도했다. 내년 1월 1일 기준 이 오피스텔의 예정 기준시가가 올해보다 ㎡당 903만원으로 올해(939만원)보다 4% 내려간다. 거래가격이 25억6000만원 상승하는 사이 정부의 공식 평가금액인 기준시가는 2억2000만원 하락한다.

초고가인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오피스텔(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다. 이 오피스텔은 123층 555m 높이의 월드타워 내 44~70층에 들어서있다. 전용 133~829㎡(60~300평형) 223실이다.

국세청은 올해 8월까지 준공한 전국 74만8221실 오피스텔의 2020년도 예정 기준시가를 열람하고 9일까지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 기준시가는 국세청이 전년도 실거래가격 등을 참고해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산정하는 가격이다. 국토부가 담당하는 주택 공시가격과 산정방식이 같다. 기준시가는 국세청의 양도세·상속세·증여세 부과에 활용된다.


내년 서울 오피스텔 기준시가 3.4% 상승

내년도 예정 기준시가가 전국적으로 올해보다 평균 1.36% 오른다. 국세청은 가격 현실화를 위한 조치로, 산정된 적정가격을 83% 반영했다. 올해보다 1% 포인트 높였다. 가격이 그대로여도 기준시가가 0.4% 올라가는 셈이다.

서울 오피스텔이 가장 많은 3.36% 상승했다. 올해 기준시가 상위 5위권 내 오피스텔의 내년 예정가격을 보면 해당 오피스텔 최고 가격 기준으로 피엔폴루스가 6.28% 올랐고 나머지 3개 단지가 1%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단지들과 반대로 올해 1위인 시그니엘 기준시가는 평균 6% 하락했다. 올해 ㎡당 평균 914만원인데 내년 예정가격이 860만원이다. 가장 비싼 70층 전용 829㎡가 올해 1103만원에서 내년 3.38% 낮은 1060만원이다. 가장 저렴한 44층 전용 133㎡는 838만원에서 776만원으로 7.4% 내린다.

그런데 거래내역을 확인한 결과 내년도 기준시가에 반영되는 올해 거래가격이 이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같은 층의 같은 전용면적 매매가격이 1년새 5억원 가량 상승했다. 전용 208㎡가 지난해 4월과 지난 4월 1년새 56억5830만원에서 60억1270만원으로 4억원가량 올랐다.

전용 205㎡ 두 실도 가격이 지난해 2월 55억3860만원, 지난 10월 60억8130만원에 각각 팔렸다.

하지만 기준시가는 전용 208㎡가 2억여원, 205㎡ 4억여원 내린다.

기준시가를 산정한 한국감정원은 "준공 후 3년가량 지나도록 분양률이 30%대로 파악되고 일부 할인 분양이 진행 중이어서 시세가 내려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일부 거래가격이 올랐다고 전반적으로 올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시행자인 롯데물산 관계자는 "분양가가 오른 것은 아니고 같은 전용면적도 조망에 따라 가격이 차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그니엘 매매가 올랐는데 기준시가 내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시그니엘 최고 월세 2123만원

시그니엘은 2017년 초 준공 후 분양을 시작해 이제까지 40% 정도인 80실이 팔렸다. 총 매도가격이 5000억원이 넘는다. 실당 가격이 평균 60억~70억원이고 3.3㎡당 7000만원 정도다. 최고 가격은 68층 전용 489㎡ 220억원이다. 3.3㎡당 1억원이다.

올해 아파트 최고 거래가격이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4㎡ 84억원(3.3㎡당 8400만원)이다.

시그니엘 전·월세 금액도 입이 벌어진다. 현재까지 6실이 확정일자를 받아 전·월세 거래 신고를 했다. 전세 보증금 최고액이 55억4000만원(전용 247㎡)이다. 매매가격 대비 보증금 비율이 65% 선으로 일반 아파트 못지 않다.

올해 아파트 최고 전세보증금이 45억원이다.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2차 전용 244㎡와 같은 동 효성빌라 전용 271㎡에서 거래됐다.

가장 비싼 월세가 2123만원이다. 전용 247㎡로 보증금이 3억원이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한 이율이 5% 정도인 셈이다.

올해 급증한 종부세로 초고가 아파트의 보유세 부담이 크지만 시그니엘은 같은 몸값의 주택보다 훨씬 적다.

최고 거래가격 220억원의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1억1300만원이다. 같은 시세의 아파트 등 주택 보유세는 2배가 넘는 2억4000만원 정도다.
자료: 국토교통부 국세청 김종필 세무사
오피스텔이 법적으로 비주거용 시설이어서 기준시가가 아닌 시가표준액으로 보유세를 산정하기 때문이다. 시가표준액은 정부에서 정하는 건물가격과 공시지가를 합친 금액이다. 원가에 가까워 시세반영률이 매우 낮다.

220억원 시그니엘의 시가표준액이 80억원으로 시세 대비 40%도 되지 않는다. 이 오피스텔의 올해 기준시가는 134억원(매매가격 대비 61%)이다.

같은 거래가격인데 보유세는 50%가량 차이나기도 한다. 지난 1월 시그니엘 전용 252㎡가 83억원에, 같은달 한남더힐 전용 244㎡가 84억원에 거래됐다. 공시가격은 시그니엘이 58억원으로 한남더힐(54억원)보다 더 비싸다. 하지만 시그니엘 시가표준액이 42억원이어서 보유세가 4500만원으로 한남더힐(6500만원)보다 2000만원 더 낮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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