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20대 국회 마비.. 민생법안, 정치 흥정거리로 전락" 작심비판

-2일 수보회의서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마비"
-"입법과 예산의 결산 거둘 시점..대단히 유감"
-"예산안, 기한내 처리 무산..국회 위법 반복"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성공적으로 마무리"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2019.12.02. dahora8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마비사태', '대단히 유감', '파행 일관', '정치 도태', '위법 반복'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국회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여야의 극한 대치속에 무쟁점법안은 물론이고 민생 법안 및 2020년도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임기 후반기를 맞아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의 성과 도출을 위해서는 국회의 입법과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마비사태에 놓여 있다"며 "입법과 예산의 결실을 거둬야 할 시점에 벌어지고 있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20대국회는 파행으로 일관했다"며 "민생보다 정쟁을 앞세우고, 국민보다 당리당략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정치가 정상적인 정치를 도태시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회 선진화법을 언급하며 "국회 선진화를 위한 법이 오히려 후진적인 발목잡기 정치에 악용되는 현실을 국민과 함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들을 정치적 사안과 연계하여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도 원통한데 '우리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며 "아이 부모들의 절절한 외침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국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명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하준이법(주차장법 개정안)' 등 어린이 생명 안전을 위한 비쟁점 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여야의 정쟁으로 인해 미뤄지고 있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국민 여론의 악화를 강조함으로써 국회의 각성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민생과 경제를 위한 법안들을 하나하나가 국민들에게 소중한 법안들"이라며 "하루속히 처리하여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걱정하는 국회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당부 드린다. 특히 쟁점 없는 법안들조차 정쟁과 연계시키는 정치문화는 이제 제발 그만 두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20년도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국회의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한을 넘기게 되었다"며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 위법을 반복하는 셈"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예산안 심의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치 정국이 이어지면서 기한내 처리가 무산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관계자는 "감액 심사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증액 심사는 시작도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막을 내린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와 관련,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남방정책을 더욱 성숙시키는 한편 신남방.신북방 정책의 두 축을 함께 발전시켜 나갈 과제가 남았다"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