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시스템 벗어난 靑 민정수석실.. '친문 중심' 운영 정황
김건호 2019. 11. 2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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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어느 조직보다 업무 처리가 엄격해야 할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법과 원칙, 시스템을 벗어나 운영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에 대한 특별감찰반 감찰 중단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 등을 둘러싼 최근 흐름을 볼 때 민정수석실의 개입은 위법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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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파워 운영' 논란/ 특감반, 대통령 임명 고위공직자 감찰/ 김기현 前 울산시장은 대상 포함 안 돼/ 민정수석실 첩보 생성·이첩 규정 위반/ 김태우 "내가 생산한 해운업체 첩보/ 백원우, 심복 尹 총경 통해 강제 이첩"/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등 잇단 논란/ "어느 곳보다 엄격해야.. 신뢰 상실"
문재인정부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어느 조직보다 업무 처리가 엄격해야 할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법과 원칙, 시스템을 벗어나 운영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에 대한 특별감찰반 감찰 중단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 등을 둘러싼 최근 흐름을 볼 때 민정수석실의 개입은 위법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각종 잡음에서 ‘키맨’으로 지목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친문 실세로 꼽혀 법·시스템이 아닌 ‘인맥·파워’ 중심으로 업무 처리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백 전 비서관은 규정에 어긋난 ‘별도 특감반’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실에 대한 대대적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조만간 백 전 비서관을 소환해 김 전 시장 첩보를 경찰에 넘긴 뒤 민정비서관실에 파견된 인력을 통해 경찰 수사상황을 챙겼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런 정황이 사실이라면 “(첩보 이첩은) 비서관실 간 업무분장에 의한 단순한 행정적 처리였다”며 하명수사 의혹을 일축한 백 전 비서관의 28일 해명과 배치된다.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첩보를 경찰청을 통해 울산경찰청에 하달한 민정비서관실이 직접 경찰의 수사 상황까지 챙겼기 때문이다.
대통령 비서실 직제에 따르면 특감반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 공직자,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단체 등의 장 및 임원, 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감찰에 나선다. 김 전 시장은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이자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으로 대통령의 임명 여부나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서 감찰 대상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민정수석실이 김 전 시장에 대한 첩보를 생성 및 이첩한 것은 첩보 수집 및 감찰 대상 규정에서 벗어났다는 얘기다. 더욱이 백 전 비서관은 민심 파악과 대통령 친인척 관리가 주 업무인 민정비서관으로 감찰권한이 없다. 그럼에도 백 전 비서관은 자체적인 비밀팀을 운영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챙긴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백 전 비서관이 청와대 직제에 규정된 업무 범위를 넘어 자행한 월권행위는 곳곳에서 나온다.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폭로했던 김태우 전 특감반원은 28일 유튜브 채널 ‘김태우TV’에서 과거 자신이 생산한 한 해운업체 관련 첩보와 관련해 “백 전 비서관은 자기 심복인 윤규근 총경을 통해 자기가 특감반에 이첩시키라고 했던 사안의 진행 상황까지 확인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기 비서관실 소관업무도 아닌 옆 비서관실(반부패비서관실) 소속인 이인걸 특감반장을 압박해 강제로 (첩보를) 이첩시킨 사안이다. 이건 명백한 범죄행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민정수석실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김 전 특감반원의 폭로로 시작된 민간인 사찰 의혹에서부터 민정수석 재직 시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버닝썬 수사’ 정보를 유출한 윤 총경 사건까지 꼬리를 물고 있다. 과거 민정수석실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의 민정(民政)은 ‘국민의 뜻을 살피는 일’이라는 의미”라며 “법과 시스템을 벗어난 업무를 하는 민정수석실을 국민이 믿고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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