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nece] 강태진 교수 "폐타이어서 배우자..폐플라스틱도 자원"
폐타이어, 시멘트원료로 사용
수요 늘어 이젠 수입할 지경
아디다스 플라스틱 재활용 원사
품질 좋아 일반 원사보다 인기
28일 '제8회 플라스틱산업의 날' 기념행사에서 '자랑스러운 산업인상'을 수상한 오원석 동성화공 회장은 기쁨의 수상 소감 대신 비상한 각오를 남겼다. 최근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으면서 업계가 위축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었다.
플라스틱 업계 관계자들이 이 자리에 강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강사로 초청해 강연을 청한 이유기도 했다. 이날 강 교수는 '플라스틱 새 환경의 시대가 온다'는 주제로 업계 관련자 300명 앞에서 플라스틱 산업과 환경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소개했다.
강 교수는 플라스틱이 우리나라의 주력 제조업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플라스틱 산업 생산액은 전체 제조업 중 3.7%를 차지하고 산업종사자는 24만명에 달한다"며 "규제 일변도로 산업을 위축시킬 것이 아니라 산업계와 정부가 함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라스틱 역시 활용만 잘하면 '천덕꾸러기'가 아닌 '귀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60%에 불과하다. 일본과 유럽(80% 수준)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디다스는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재생 원사 니트 슈즈를 생산하고 있다. 강 교수는 "환경보호는 최근 유통 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재활용 원사가 오히려 일반 원사보다 값이 더 나가고, 명품 브랜드들이 구하기 위해 줄을 서는 등 아주 유망한 산업인데 이 부분에 플라스틱 업계도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은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폐타이어가 바로 앞선 모범 사례다.
강 교수는 "20년 전만 해도 폐타이어는 환경 공해물질로 우리 주변에 널려 방치돼 있어 골칫거리였지만, 지금은 시멘트 공장의 원료로 사용되면서 수입해올 정도"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플라스틱 역시 폐타이어처럼 시멘트 소성로의 원료로 더 많이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소성로는 2000도 가까이 고열로 원료를 태우기 때문에 소각할 때 플라스틱에서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강 교수는 "플라스틱 업계가 먼저 시멘트 업계를 찾아 협의해야 한다"며 "플라스틱이 '오염'이 아니라 '자원'이라는 생각의 전환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 교수는 플라스틱 산업인들에게 따가운 질책도 남겼다. 강 교수는 "업계가 무관심한 사이에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현재 플라스틱 문제가 규제 일변도로 가고 있다"며 "산업계가 나서서 정책을 세우고 연구해서 안을 선제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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