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키움 '거포 신인' 박주홍, 박병호 후계자 등장?
KBO리그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인 선수들을 선발하는 [2020 KBO 리그 신인드래프트]는 지난 8월 26일 막을 내렸다.
1차-2차 지명을 포함 총 110명의 선수가 프로의 부름을 받았다. 금년 드래프트는 최근 수년을 통틀어 가장 변수가 많았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각 구단에서 지명 리스트에 포함되는 선수들이 보통 120명 전후였다면 올해는 150명 가까이 되는 선수들이 지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특히 올해는 우완투수가 부진하고 야수가 빠른 순번에 호명되며 이전과 확연히 다른 지명기조를 보였다.
“그 어느 때보다 지명 대상자들의 실력이 엇비슷해 힘들었던 드래프트였다.”고 대다수 스카우트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수십 번의 시뮬레이션과 회의를 진행했으며 지명 직전까지도 전략을 수정하는 등 장고를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2015년 이후 고교 야구를 포함 아마야구 전반을 취재하고 있는 [케이비리포트]에서는 현장 취재와 자체 평가를 통해 작성된 10개구단 지명 신인 전원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5년째 연재하고 있다. 연재는 2018 시즌 최종 성적의 역순(올해 드래프트 순번)으로 진행된다. (NC-KT-LG-롯데-삼성-KIA-'키움'-한화-두산-SK 순)
[다시보기] [2020 KBO 신인 리포트 ⑥] KIA 타이거즈 편 (클릭)
일곱 번째로 살펴볼 팀은 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키움 히어로즈다.
1차지명으로 외야수 박주홍을 지명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차지명에서 야수를 택했다. 절반이 넘는 6명의 야수를 지명해 야수보강에 집중한 모습이다. 또한, 박주홍을 제외한 모든 야수는 우타자이고 2명의 대졸 선수는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이력이 있는 것이 이채롭다.
박주홍은 좌타 거포가 아쉬운 키움의 갈증을 해소할 적임자로 판단된다. 3라운드에 지명된 김동혁은 한현희 이후로 8년만에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이 지명한 사이드암 투수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 드래프트 기조와 관련해서 히어로즈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들을 찾았다. 좌타 거포 선수가 없는데 박주홍은 앞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선수다. 2차 드래프트는 원하던 선수들을 모두 지명했다.
특히 우타 내야수를 우선적으로 선발할 계획이었는데 작년부터 꾸준히 관찰했던 신준우와 김병휘를 둘 다 잡을 수 있던 건 행운이었다. 문찬종까지 3명의 내야수가 가진 장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시너지효과를 내주길 기대하고 있다. 외야수는 한 방을 칠 수 있는 유형의 선수들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4라운드와 10라운드의 타임과 관련해서는
“애초부터 병휘와 동욱이를 뽑을 계획이었지만 최종적으로 의견을 정리하고자 타임을 불렀다. 드래프트가 빠르게 진행된 면도 있고 1년의 가장 중요한 행사이지 않은가. 조금의 실수도 있어선 안 된다. 선수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최종 명단에 추렸던 선수들을 모두 지명했다.”는 설명이다.
# 2019 키움 지명신인 11인 프로필
1차지명 장충고 박주홍(영상 보기)
1차지명 1순위였던 LG 트윈스가 이민호를 선택하자 2순위였던 키움은 고민없이 박주홍을 지명했다. 고교 시절 강백호만큼의 위압감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타자로서의 재능은 매우 뛰어나다는 평이다.
시즌 초반 투수들의 집중견제로 홈런이 나오지 않아 조급한 와중에도 꾸준히 안타를 기록해 5월까지 3할 중후반의 타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6월 이후 7경기에서 21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2개의 안타를 모두 홈런을 기록한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하지만 청소년 대표팀에서 2개의 홈런과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중심타자로 맹활약, 부진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올해 20개의 안타 중 2루타 7개, 3루타 1개, 홈런 2개 등 10개가 장타로 장타 생산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프로 정착 시 시즌 15~20개의 홈런이 기대되는 타자다.
선구 능력이 준수하며 주력과 수비는 보통 수준이다. 현재는 좌익수를 소화하고 있지만, 프로에서는 1루수를 겸업할 가능성도 있다. 야수 육성에 일가견을 가진 히어로즈인 만큼 현재 타선의 중심인 박병호의 후계자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라운드 7순위 성남고 이종민(영상 보기)
체구(185cm/100kg)가 건장하고 투구폼이 안정적인 좌완 정통파 투수다. 2학년 때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투수로 키움에서 1차지명 후보로 고려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가졌다. 현재 키움의 좌완투수들과는 다른 유형의 투수다.
높은 타점에서 위력적인 공을 구사하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투구 궤적이 좋아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평이다. 볼 끝이 좋고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해 제구가 준수하다. 좋은 투구밸런스와 마운드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가지고 있다.
최고 143km/h의 속구를 구사하며 평균 구속은 130km 중후반대에서 형성된다. 프로 입단 후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다면 140km중반대의 속구를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슬라이더, 커브, 써클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특히 변화구 구사 능력이 호평을 받고 있으며 발전가능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예전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120km 중반대 슬라이더와 함께 역시 120km중반대인 서클체인지업 또한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황금사자기에서는 서클체인지업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해 타자들을 상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당장의 1군 전력감이라기보다는 육성형 투수로 분류되며 프로 입단 후 선발자원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2라운드 17순위 대구고 신준우(영상 보기)
FA와 군입대 등 기존 자원 유출에 대비한 지명으로 보인다. 뛰어난 수비력을 바탕으로 청소년대표팀에 승선했다. 올해 고교 내야수 중 수비는 최고로 꼽는 관계자들이 많을 정도로 빼어난 수비 능력을 자랑한다.
발이 아주 빠른 편은 아니지만, 투수가 던지는 코스를 보고 순간적으로 판단해 움직이는 센스와 경쾌한 풋워크를 바탕으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타구 바운드를 맞추는 능력 또한 좋다는 평가다. 어깨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좋은 송구 동작과 정확한 송구 능력을 갖췄다. 유격수로서 준수한 수비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깊은 타구를 처리하는 동작을 볼 때 유격수보다 3루수가 더 어울린다는 시각도 있다.
스윙 궤적이 나쁘지 않고 체격에 비해 힘이 있어 장타 생산 능력이 있다. 하지만 콘택트 능력이 아쉽고 타석에서 적극성이 부족해 카운트를 불리하게 가져가는 모습을 간혹 보인다. 이는 프로에서 훈련을 통해 충분히 보완 가능한 만큼 입단 후 발전이 기대된다.
3라운드 27순위 덕수고 김동혁(영상 보기)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2014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의 주역이다. 한현희 이후로 8년 만에 지명한 사이드암으로서 기대가 큰 선수라는 게 구단 측의 설명이다.
교과서적인 투구폼과 함께 팔 높이의 변화가 없고 일정한 릴리스포인트를 유지한다. 고교통산 BB/9이 1.31에 불과할 정도로 뛰어난 제구력이 특장점이다.
최고 140km/h를 기록했고 평균 속구 구속은 130km중반대로 빠른 편은 아니지만, 공 끝의 움직임이 뛰어나 타자가 공략하기 어려워한다.
120km초중반대 슬라이더와 함께 서클체인지업도 구사한다. 특히 110km후반대에서 120km초반대에서 형성되는 서클체인지업의 완성도는 최고라는 평가다. 떨어지는 각도와 움직임은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체중이 늘어나고 힘이 붙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위력적인 공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즈는 웨이트트레이닝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팀인 만큼 충분히 보완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향후 2~3년 이내에 1군에서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
4라운드 37순위 장충고 김병휘(영상 보기)
한국인 아버지와 브라질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올해 장충고 주장을 맡았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강하고 허슬플레이도 마다하지 않아 팀의 사기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선수라는 평이다.
장충고 송민수 감독은 “(김)병휘는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성장했고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충분한 재능을 갖췄다. 인성은 물론이고 야구에 대한 열정 또한 나무랄 데 없다. 프로에서 마음껏 실력을 펼치기를 기대한다.”는 말을 남겼다.
수비 기본기가 양호하고 포구나 송구 시에 좋은 자세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좋은 송구 능력과 주력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수비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준수한 타격 능력을 바탕으로 몰아치는 타격에 능하다. 안타를 기록한 12경기 중 9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다만 타석에서 기복이 있는 모습과 장타력은 보완점으로 꼽힌다.
5라운드 47순위 인하대 박관진(영상 보기)
팀에서 4번 타자를 맡아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 재능도 평가받았다. 대학교 1학년 이후로 투수로 전향해 4학년 때 공식경기에 등판하기 시작했다. 올해 단 11.1이닝만 던졌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상체 위주의 피칭을 하고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유형의 투수다
올해 키움에 지명된 투수 중 공의 묵직함은 단연 최고라는 평이다. 속구 최고 구속이146km/h를 기록했지만, 타자가 체감하는 속도는 그 이상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스트라이크 낮은 존에 들어가는 공의 위력이 뛰어나다. 속구 평균 구속은 140km초반대에 형성된다.
120km중반대의 슬라이더와 110km초중반대의 커브를 구사하지만, 아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투수 경력이 짧아 마운드에서 경기운영능력이나 세밀한 부분이 부족하다. 하지만 재능을 타고난 만큼 체계적인 훈련을 거친다면 150km/h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라운드 57순위 전 휴스턴 문찬종(영상 보기)
지난 2009년 신진호(NC), 김동엽(삼성), 최지만(탬파베이), 김선기(키움), 남태혁(SK), 나경민(롯데)과 함께 미국에 도전했다. 35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했지만 팔꿈치 수술을 한 2016년을 마지막으로 한국에 복귀했다.
한국에 복귀 후 군 문제를 바로 해결하려 했으나 늦어져 2017년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해 2020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다.
야구 센스를 갖춘 선수로 마이너리그에서 7년 동안 활약했던 경험은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준수한 콘택트 능력과 최근 자취를 감춘 스위치 타자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스위치 타자 유지와 관련해 향후 코칭스태프와 조율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리그에서 유격수를 소화했을 정도로 수비 능력을 인정받았다. 유격수 2679.2이닝, 2루수 1349.2이닝, 3루수 394.1이닝 등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또한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다만 최근 3년 동안 경기에 뛰지 못한 점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경기 감각과 몸상태가 올라오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구단 측에서는 여유를 가지고 바라본다는 방침이다. 본인의 노력에 따라 KBO 데뷔 시점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7라운드 67순위 서울고 정재원(영상 보기)
지도자가 한 번쯤은 키워보고 싶어 하는 유형의 타자 유망주라는 평이다. 보여주는 기록 이상의 잠재능력을 갖춘 선수다.
타고난 힘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좋은 스윙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올해 볼넷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타석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홈런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장타자로서 충분히 성장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외야수로서 주력과 수비력은 평균 수준이다.
올해 1루수로 출전한 경기에서 16타수 1안타로 부진했지만 좌익수로 출전한 경기에서 42타수 13안타 0.310의 타율을 기록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1루수로 경기에 나설 때 수비 부담을 느끼지 않았겠느냐는 판단이다. 미래를 내다본 지명인 만큼 프로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거친 후에 어느정도 성장세를 보일지 기대된다.
8라운드 77순위 동성고 김동은(영상 보기)
초등학교 시절 유급한 경력이 있고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본격적으로 투수로 전업했다. 120km중반대의 슬라이더와 110km후반대의 커브를 구사한다.
올해 속구 최고 구속 141km/h를 기록했고 속구 평균 구속은 130km중반대에 형성된다. 투구 메커니즘이 좋지 않아 임팩트 시에 손목의 힘으로만 투구해 공에 온전히 힘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공을 던지는 감각과 투구 메커니즘 등 투수로서 기본기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구단은 오히려 이런 모습을 높게 봤다는 후문이다. 손목으로만 투구하는 상태에서 140km/h를 넘기는 속구를 구사할 수 있어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본인만의 투구폼을 정립하고 투구 밸런스를 잡는다면 140km후반대 속구도 쉽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정도 후의 모습을 기대해보면 좋을 듯싶다.
9라운드 87순위 화순고 박동혁
박종철 심판의 아들로 경기고에서 화순고로 전학을 가며 유급을 했다. 타격 재능에 비해 수비가 아쉬웠지만 타격 재능을 높게 보고 지명했다는 설명이다. 볼넷 비율이 1.8%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유연성과 준수한 콘택트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시즌 막판 꾸준히 질 좋은 타구를 보여줬고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송구력은 평균 수준이지만 송구 자세가 좋지 않아 송구에서 약점을 보인다. 선수 본인도 이점을 인식하고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본인의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얼마나 살리느냐에 따라 프로에서의 생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0라운드 97순위 홍익대 김동욱(영상 보기)
타임을 부르는 등 고심 끝에 마지막 라운드에서 지명했다. 휘문고 시절 3루수로서 좋은 재능을 보여줬다. 박관진과 마찬가지로 대학에 올라와 투수로 전향해 3학년 시절 처음으로 공식경기에 등판했다.
부상 등의 이유로 많은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지만 올해 36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7자책점을 허용해 투수로서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투구 폼을 와일드하게 수정해 타점이 높아졌고 속구 구속 또한 최고 146km/h까지 끌어 올렸다. 평균 속구 구속은 140km초반대에 형성된다.
타자를 압도할 정도의 구위는 아니지만 120km초반대의 포크볼과 120km중반대의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타자를 상대한다.
아직 마운드 위에서 경기 운영능력이나 세밀한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프로에서 꾸준한 훈련을 통해 투수로서 경험이 쌓인다면 지금보다 1군 불펜으로 진입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SA, 한국고교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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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자료 제작: 신철민 기자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kbr@kbreport.com/아마야구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