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교재도 없이 특성화高서 AI 인재 키운다고?..날림정책 될라

신중섭 2019. 11. 26.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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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취업률 하락과 신입생 미달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특성화고의 위기를 타개하는 한편 미래에 늘어날 4차산업혁명 인재를 키우기 위해 서울 특성화고 10곳을 오는 2024년까지 인공지능(AI)·빅데이터고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내놨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5년간 매년 6억원을 투입해 해마다 80명의 AI·빅데이터고의 전공과목 전문교사를 양성하는 연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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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 양성 위해 2021~24년 특성화고 10곳 전환
특성화고 위기에 다른 시도교육청도 확산 가능성
교과서 개발·전문교사 양성 계획 부실 지적
전문가 "석사연계 과정 등 깊이있는 양성 계획 필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19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 특성화고 미래 교육 발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최근 취업률 하락과 신입생 미달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특성화고의 위기를 타개하는 한편 미래에 늘어날 4차산업혁명 인재를 키우기 위해 서울 특성화고 10곳을 오는 2024년까지 인공지능(AI)·빅데이터고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내놨다. 하지만 벌써부터 관련 교과서 개발과 학생들을 가르칠 전문인력 양성 계획이 부실하다며 날림 공사식 졸속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9일 AI에 방점을 둔 서울 특성화고 미래교육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 특성화고 70곳 중 10개교를 AI·빅데이터 고등학교로 전환하고 모든 특성화고에 AI 관련 과목을 필수 편성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AI와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인재를 특성화고를 통해 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특성화고 위기 반전을 위해 AI를 활용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전국 특성화고 취업률은 지난 2017년 70%를 상회하다 올해 57%까지 떨어졌다. 신입생 충원률도 2019학년도 89.7%를 기록하는 등 최근 3년간 매년 미달사태를 겪고 있다. 특성화고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시도교육청도 산업 흐름에 맞춰 AI·빅데이터고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AI학계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방안이 제대로 된 AI 교육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AI 대학원장은 “AI대학원도 교수 인력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고등학교에서 AI를 가르칠 교사를 양성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역시 가장 큰 우려는 교사 양성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5년간 매년 6억원을 투입해 해마다 80명의 AI·빅데이터고의 전공과목 전문교사를 양성하는 연수를 진행한다. AI·빅데이터·스마트팩토리·사물인터넷(IoT) 등 4개 분야에서 각각 20명씩 연간 460시간을 연수받는다. 하지만 연수기간이 6개월에 불과할 뿐더러 학기 중 일과 후 야간과 주말, 방학을 이용해 틈틈이 이뤄지는 만큼 연수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 연수기관 또한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당장 2021학년도부터 2개교가 AI·빅데이터 고등학교로 전환될 계획이지만 아직 교과서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다. 보통교과(생활·교양 교과)로 쓰일 `인공지능과 미래사회`는 내년 8월 개발 완료 예정이다. `인공지능 기초`와 `인공지능 실무` 등을 비롯해 전문교과·실무교과 10종은 2024년까지 점진적으로 개발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인력이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은 맞다”면서도 “외부기관·기업체와 협의해 전문가를 산학겸임교사로 초빙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들을 대상으로는 기존 연수에 더해 2022년부터 심화연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I학계에서는 산업 변화에 맞춘 발전 방향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내실 있는 계획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설립준비단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은 “의도는 좋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AI·빅데이터 전문가가 부족하고 몸값도 상당한 상황에서 교사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인력이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이뤄져야지 날림공사가 돼선 안 된다”며 “교육부가 나서 관련 대학원에 교사 양성 석사연계과정을 추진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신중섭 (doto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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