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한국산 철강·차부품 관세 철폐..완성차 진출 길 열렸다

남지원 기자 2019. 11. 2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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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한·인도네시아 ‘CEPA’ 타결
ㆍ한국, 벙커C유·원당·맥주 ‘개방’…이번 협정으로 인니 시장 93% 열려
ㆍ현대차, 완성차 공장 건설 추진 중…일본차 텃밭에 ‘한국차 돌풍’ 기대

그래픽 | 현재호 기자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공식 타결됐다. 협정이 발효되면 자동차용 강판과 자동차부품 등의 관세가 철폐돼 일본차들의 텃밭이던 인도네시아에 한국 완성차업체가 본격 진출할 기회가 열린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아구스 수파르만토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은 25일 부산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한·인도네시아 CEPA 타결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2년부터 CEPA 협상을 시작했으나 2014년 의견 차이로 정지됐고, 지난해 9월 협상이 재개돼 이번에 타결됐다. 인도네시아와의 CEPA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통상정책인 ‘신남방정책’에 따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을 상대로 추진한 일대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첫 결실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는 인구(2억7000만명)가 세계에서 4번째로 많고 평균연령이 29세, 경제성장률이 매년 5%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아세안 중 한국과의 교역액도 베트남에 이어 2위다. 한국은 아세안과 FTA를 이미 체결했지만 다자간 협정이라 시장 개방 수준이 낮다. 기존 한·아세안 FTA에 따른 인도네시아의 상품시장 개방 수준은 80.1%였으나 이번 CEPA로 개방 수준이 93%까지 올라갔다.

특히 자동차와 석유화학 분야 관세가 철폐되며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인도네시아 자동차시장은 1970년대부터 현지에 진출해 생산공장을 세운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차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차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하다. 이번 협정이 발효되면 한국산 열연·냉연·도금강판 등 철강제품, 트랜스미션·선루프 등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돼, 한국 완성차업체가 현지에 완성차 공장을 지으면 인도네시아에 무관세로 차량을 판매하거나 인근 국가에 수출할 수 있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자카르타 인근 델타마스공단에 연간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완성차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아세안에 거점을 마련하는 데 이번 CEPA가 기여할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섬유와 기계부품 등 기술력이 필요한 상당수 중소기업 품목도 협정 발효 즉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한국은 벙커C유와 정밀화학원료, 원당, 맥주 등 민감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품목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한다. 민감성이 높은 쌀과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농림수산물은 양허제외 등으로 보호하기로 했다. 자동차와 산업개발, 에너지, 문화콘텐츠, 인프라, 보건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틀도 마련됐다.

한·인도네시아 CEPA는 협정문 법률 검토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서명을 추진하고 영향평가와 국회 비준동의 등 절차를 거쳐 발효된다.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교역 상위 5개국과 FTA를 맺었거나 협상을 진행 중이고 나머지 5개국과도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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