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라고요?..대림동이 달라졌어요"

김유신 2019. 11. 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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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진 서울 대림동 가보니
외국인 자율방범대 출범 후
경찰 집중 치안활동 맞물려
범죄건수 3년새 15% 줄어
거주 중국동포 소득도 올라
"칼부림 얘기 들은지 오래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차이나타운(대림중앙시장) 거리를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통시장 현대화 작업으로 중국어가 적힌 간판들이 한층 정돈된 모습이다. 강력 범죄가 자주 발생한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최근 대림동은 범죄 발생 건수가 줄고 있다. [이승환 기자]
"요즘 대림동에서 살인 났다는 거 들어봤습네까? 한국의 다른 동네 사람들 사는 거랑 똑같습네다."(대림동 음식점 직원 A씨)

살인·폭행 등 강력 범죄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이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력반 경찰도 무서워한다'는 영화 속 이야기와 달리 대림동의 범죄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주민 소득수준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대림동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의 범죄 발생 건수는 2015년 6867건에서 지난해 5840건으로 3년 새 15%가량 줄었다. 영등포경찰서 대림지구대 소속의 한 경찰관은 "10년 전에 비해 입건 수가 80%는 줄었다. 요즘엔 하루에 한두 건 입건하는 정도"라며 "건수도 줄었지만 범죄 양상도 강력범죄에서 사소한 생활민원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전했다.

최근 매일경제가 찾은 서울 대림동 모습도 달라진 지역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중국 동포와 본토 중국인이 모여 사는 대림동 차이나타운 골목에는 중국어로 쓰인 간판을 내건 가게들이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휴대폰 판매점 직원은 "라이라이(來來·들어오라는 의미)!"를 외치며 호객행위를 하기도 했다.

동시에 차이나타운 인근에서는 고급 외제차가 심심치 않게 지나가는가 하면, 한껏 치장한 애견과 함께 산책하는 주민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차이나타운 골목 양쪽으로 음식점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지만 널브러진 쓰레기 없이 정돈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30년째 거주하는 한정숙 씨(77)는 "옛날에는 칼부림 사건도 나고 했지만 요즘엔 그런 얘기를 들은 지 오래됐다. 높은 건물도 많이 들어서고 동네 분위기도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대림동의 변화는 안전한 동네를 만들겠다며 이곳 주민이 주도한 노력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외국인과 내국인이 함께 참여해 동네 순찰 활동을 하는 외국인자율방범대는 이 일대 범죄율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 지난해까지 이 방범대 활동을 이끌어온 남명자 범죄퇴치운동본부 영등포지부 회장은 "방범대가 지역 순찰뿐 아니라 지구대와 협업해 3대 폭력 금지 캠페인을 벌여왔다"며 "방범대가 출범한 2013년 이후 강력사건이 절반으로 확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50대 이상만 아니라 30·40대 젊은 사람의 참여도 많다고 한다. 경찰의 적극적 치안 활동도 대림동의 변화를 불러왔다. 영등포경찰서는 풍속담당팀과 기동순찰팀 소속 경찰관을 대림동에 상주시키며 범죄 예방에 힘썼다. 대림파출소 역시 지난해 지구대로 승격해 직원을 10여 명 증원하며 치안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대림동을 집중 관리하면서 주민 사이에선 범죄를 저지를 경우 선처가 없다는 소문이 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을 기반으로 중산층으로 자리 잡은 중국 동포도 늘어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가 줄어들다 보니 주거환경이 개선돼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중산층이 늘었다"며 "저녁엔 벤츠나 아우디 같은 고급 외제차도 많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득이 늘어나다 보니 아예 대림동 일대 부동산을 매입하는 중국인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이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영등포구 외국인 주택 매입 현황'에 따르면 영등포구에서 외국인이 산 주택 중 72.3%를 중국인이 매입했다. 인근인 구로구에서는 중국인들의 주택거래 건수와 거래액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림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임대와 분양 모두 찾는 사람 90% 이상이 중국동포다. 건설현장에서 돈을 벌던 사람들이 직접 건설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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