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실행계획'이 '키리졸브 훈련비밀'로 둔갑.."조현천 지시"

최은진 2019. 11. 2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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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엄 문건이 '실행 계획'에 가까워 보이는 이유, 또 있습니다.

문건 작성 당시 기무사가 이 계획을 다른 훈련 중 생산된 비밀인 것처럼 위장해, 은폐하려 한 겁니다.

'검토 계획'이라면 위장할 이유가 없겠죠.

이 은폐 시도 뒤에도 역시 조 전 사령관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최은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7년 3월 3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계엄문건을 보고한 조현천 전 사령관.

3월 6일, TF단장인 기우진 준장을 불러 '활동 종료'를 지시합니다.

기 준장은 자신이 "훈련 비밀로 등재해서 관리하겠다"라고 건의하자, 조 전 사령관이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실상 계엄 실행계획을 다른 훈련 직전에 만든 비밀인 것처럼 위장하도록 지시한겁니다.

위장에 활용된 훈련은 일주일 뒤 열리는 KR, 즉 키리졸브 훈련이었습니다.

계엄문건 TF에 소속된 중령 두명의 진술.

당시 기 준장이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을 키리졸브 훈련에서 생산한 것처럼 등록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고 진술했습니다.

제목을 변경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정황도 드러납니다.

권모 중령은 문건을 작전지원과에 제공할 때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하라는 기우진 단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합니다.

백 모 대위 역시 "훈련비밀로 하기 위해 제목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검찰은 이런 지시가 적힌 백 대위의 수첩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지난달 기자회견 : "(백 대위는) '현 시국관련 대비계획'의 명칭을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수행 방'안으로 둔갑시키고 명칭을 바꿔 훈련 비밀로 허위 등재합니다."]

하지만 기 준장은 검찰 조사에서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 '대질이나 거짓말 탐지기라도 받겠다'라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문제의 계엄문건은 3월에 훈련비밀로 등재되지 않았고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2017년 5월 10일, 정식문서로 등록됩니다.

제목은 '현 시국관련대비계획'이 아닌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이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최은진 기자 (ejc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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