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지나도 방사능 제거 안 돼..'탄소14' 오염수까지 방출하나

이석재 입력 2019. 11. 22. 21:28 수정 2019. 11. 2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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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려고 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죠.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이 태풍 하기비스가 지나간 후쿠시마 현지를 찾아가봤습니다.

그 결과, 8년 동안 진행된 방사능 오염물질 제염작업은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탄소14'라는 새로운 핵종까지 발견됐습니다.

이석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원전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마을.

최대한 빨리 지나가라는 경고판이 서 있습니다.

한쪽에선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흙을 제거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제염 작업자 : "(지금 5센티미터 정도 파고 있는 건가요?) 8센티미터입니다."]

통행 금지가 해제된 도로입니다.

방사선량이 여전히 기준치의 30배를 뛰어넘습니다.

바로 옆 하수구는 기준치의 70배가 넘습니다.

비에 쓸려 내린 고농도 방사능 물질들이 모여 있다는 얘기입니다.

주차장 앞에서 측정기를 켜자 31마이크로시버트가 찍힙니다.

이곳에 일 년 동안 있으면 흉부 엑스레이를 2천900번가량 찍는 것과 같습니다.

[제염 작업자 : "(연간 피폭량도 계산하시나요?) 관리를 하고 있어요. 누가 어느 정도 피폭이 됐는지요. 그건 나라의 기준이니까요."]

현장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 자루는 임시 보관소로 향합니다.

일본 정부가 밝힌 이런 폐기물 양은 1톤짜리 1천만 개가 넘습니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사라진 방사성 폐기물 자루는 5백 개가 넘습니다.

[야적장 관계자 : "바다까지 가서 세 보지 않아서 몰라요. 태평양까지 가 보지 않으면 모르죠."]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17개현 250개 마을의 토양을 측정한 빅데이터를 지도로 표시해 봤습니다.

가장 농도가 높은 자주색과 주황색이 후쿠시마 원전과 그 일대 지역에 나타납니다.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대규모 제염은 효과가 미미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고이데 히로아키/前 교토대 원자력연구소 조교수 : "오염의 정체는 방사능이고 인간에게는 방사능을 없앨 힘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말의 본래 의미를 살펴보면 제염은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또 후쿠시마 원전의 대규모 오염수 방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열린 일본 참의원 회의에서는 원전에서 새로운 핵종이 발견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토요시 후케타/일본 원자력규제위원장 : "카본14라고 하는 탄소14 핵종이 있습니다. 실제로 측정될 때까지는 2년 정도 걸리는데요. 그러한 사례가 있습니다."]

'탄소14'는 먹이사슬을 통해 오염 지역에 있지 않은 사람을 피폭시킬 수 있는 물질이어서 면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합니다.

[김호성/신한대 방사선학과 교수 : "피폭이 됐다고 그러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모델링을 해서 어느 정도의 피폭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조사가 더 급선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영향을 준 방사능 오염물질은 불과 3%.

97%는 아직도 발전소 안에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내일(23일) 밤 8시 5분 KBS 1TV를 통해 방영되는 시사기획 창 '세슘137 추적보고서'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석재 기자 (sukjae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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