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중인 황교안, 당직자 동원 '12시간 밤샘 경호' 논란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투쟁’ 이틀째인 21일 당 사무처 직원(당직자)들이 하루 12시간씩 단식 농성을 지원하도록 지시한 것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논란으로 비화할 조짐이 보이자 당 사무처 노동조합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황 대표를 ‘변호’하며 진화에 나섰다.
황 대표는 전날 단식을 시작하면서 당직자들이 4명씩 조를 짜 오는 28일까지 교대로 하루 12시간씩(오전 8시~오후 8시, 오후 8시~다음날 오전 8시) 국회 본청 앞에 설치한 ‘단식 투쟁 천막’에서 근무하도록 지시했다.
근무 지침에 따르면, 당직자들은 30분마다 한번씩 황 대표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거동이 수상한’ 사람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 황 대표는 낮엔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고 밤엔 국회 농성장에서 취침하는데, 당직자들은 근무시간 동안 황 대표와 동행해야 한다. 황 대표는 오전 3시30분에 기상하는 오랜 습관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는데, 한국당은 ‘이 시간대 근무를 철저히 하라’는 방침도 내렸다.
지난해 5월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다가 얼굴을 맞는 폭행을 당한 사례를 고려해 내린 조치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를 비판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황제단식’, ‘갑질단식’을 선보이고 있다”며 “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폐를 많이 끼치는 건 처음 본다. 국민, 정치권, 자기 당, 하위 당직자에 폐 끼치는 단식을 뭐하러 하느냐”고 힐난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이 어디에 당력을 집중하는지 국민은 알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은 “최소한의 정치 도의조차 상실한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을 일일이 언급하며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사무처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이 대변인은 정당 정치의 기본부터 다시 배우길 바란다. 만약 정치적 상황에 따라 민주당 대표나 이 대변인이 단식을 하게 됐을 때 민주당 당직자들은 6시에 칼퇴근한 후 TV드라마를 보거나 ‘죽창가’를 따라 부르고, ‘사케’나 마시라는 말인가”라며 “당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사무처 당직자가 단식 농성장에서 밤샘 근무를 서며 여러가지 비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사무처 당직자 일동은 황교안 당 대표의 단식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앞으로도 더욱 치열한 자세로 모든 것을 걸고 강력하게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직자들이 당대표의 행보를 지지하고 농성 지원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노동자 권익을 대변하는 노조가 ‘밤샘 근무’를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며 옹호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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