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안전·공공성 위해 총파업 강행"..속타는 수험생·시민(종합)

김희준 기자 2019. 11. 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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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20일 파업강행 의지.."국토부·기재부 협의 나서라"
철도태업에 수험생·시민 손사래..코레일직원 '공감'잃어
철도노조가 20일 대규모 파업을 앞두고 15일부터 '태업'을 예고하면서 수학능력시험 후 대학 논술전형과 면접 구술고사를 준비하는 지방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 2019.11.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철도노조가 18일 오후 20일 총파업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 지난 15일부터 진행한 '태업'으로 90분 가까이 지연된 열차를 이용한 시민은 물론 수시전형을 준비한 수험생들의 불편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주도의 철도노조 파업이 되레 노조원인 코레일 직원들의 실익에 반하면서 파업에 대한 '공감'을 크게 잃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날 철도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5월부터 Δ4조2교대 안전인력 충원 Δ임금정상화 Δ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이행 ΔKTX-SRT 고속철도 통합을 요구하며 정부와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와 관련해 "철도공사 경영진의 무책임에도 이유가 있지만 노조 주요 요구의 결정권을 가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가 책임 있는 태도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상수 철도노조 쟁의대책위원장은 "본파업 일정 확정 이후에도 노정협의를 재차 요구했다"며 "하지만 국토부와 기재부는 단 한 차례도 철도노조와 대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노조는 공공성 강화와 철도 안전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에서 전향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불가피하게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철도노조 측은 수시전형을 앞둔 수험생 등 시민들의 불편을 의식해 앞서 "수시면접 등은 전국민의 관심사안이기 때문에 파업이 있으면 5일 전에 공지하며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파업을 하더라도 출근시간과 아침시간에는 80~100%가량 차량이 운행될 것이고 낮에도 만석이 되어 못 타는 경우는 없을 것이며 최선을 다해 배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17일 철도노조의 태업으로 서울~용산역 무궁화호가 10대가 20~85분 지연 출발했다. 전날인 16일엔 부산역 출발 KTX 9대가 최대 54분 지연 출발했고, 서울역과 용산역 출발 무궁화호 32대가 20~106분 지연했다. 16일 지연보상만 따져도 2만46건(1억786만4900원)에 달한다. 그만큼 시민들의 불만도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폭주하고 있다. 서울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현 정부만큼 노조에 전향적으로 지원하고 대화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솔직히 이번에 겪는 불편은 노조의 이기심 외엔 큰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15일부터 각 대학에서 대입 수시 전형이 잇따라 시작되면서 철도를 이용해 각 대학 시험장을 찾으려는 수험생들의 불편도 가중됐다. 수험생들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열차가 혹시 늦어질까 걱정된다’는 글이 쇄도했다. 대구에 사는 한 학생은 "혹시 열차가 지연될까 봐 전날에 미리 올라와서 숙소를 찾아봐야 해서 부모님과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철도업계에선 20일 이후 철도파업이 본격화될 경우 철도운행률이 60%대로 낮아져 이 같은 불편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철도노조의 3일 예고파업에서 SRT '입석허용'책을 내놓은 SR은 이번 파업에도 수험생을 배려해 할인권과 입석허용을 발표하는 등 점수따기에 성공하고 있다. 철도노조가 파업의 당위성으로 주장하는 SR통합에 오히려 파업이 악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앞서 파업 이유 중 하나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고용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직원들은 파업이 되레 불이익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젊은 직원은 "정상적인 노력을 통해 입사한 직원들은 대법원까지 인정한 자회사 전환이 아니라 비정규직 전환을 주장하는 것엔 찬성하지 않고 파업이 SR에 힘만 키워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일각에선 금속노조가 멈칫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철도노조가 민주노총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철도노조에 의해 진행된 파업찬반투표에서 파업찬성률은 역대 2번째로 낮은 53.88%를 기록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아직까지 20일 코레일 총파업 의지를 관철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예고 파업의 경우 코레일의 입은 손실은 약 900억원에 달한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비해 19일부터 정부합동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하고 대체인력을 이용수요가 집중되는 출퇴근 광역전철, KTX에 집중 투입해 열차운행횟수를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김경욱 국토부 2차관은 "파업기간에 운행될 열차를 미리 예약한 국민들께서는 불의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코레일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에서 예약한 열차의 정상운행여부를 확인해달라"며 "운행이 중단된 열차를 예약하고 아직 취소하지 않은 국민들은 예약을 취소 또는 변경해주시고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의 이용을 고려해달라"고 설명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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