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무단투기'대신 '재활용'하세요

서울 종로구청 주변 빌딩가 거리에는 이처럼 담배꽁초 무단투기 과태료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었다. 인근 직장인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러 나와 꽁초를 거리에 던지고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지난 13일도 무단투기 안내문 근처에서 여기저기 떨어진 담배꽁초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주변 배수구까지 담배꽁초로 가득 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건물 관리인은 “거리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는데도 사람들이 구석으로 찾아와 꼭 꽁초를 버리고 간다”며 “담배 냄새로 거리를 지나지 못하겠다는 민원도 많다”고 토로했다. 담배를 피우던 한 시민은 “주변 흡연 장소가 여기밖에 없다”고 항변하며 “담배꽁초에 남은 열기를 끄기 위해 바닥에 밟고 그대로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지난 3월 발표한 ‘흡연자 담배꽁초 처리실태 조사’에 따르면 흡연 후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려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77.2%에 달했다.
담배꽁초 무단투기는 거리를 관리하는 지자체에겐 골칫거리다. 담배꽁초 무단투기에 대한 과태료를 매기고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도 사람들의 인식이 쉽게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담배꽁초 무단투기 단속 건수는 2016년 6만8053건에서 2017년 7만2193건, 지난해 7만2190건으로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담배꽁초가 배수로를 통해 강이나 해양으로 흘러가면 더 큰 문제다. 담배 필터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류되는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로 이뤄져있는데 해양으로 흘러가면 니코틴, 타르 등 독성물질로 인해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단체인 해양보존센터(Ocean Conservancy)는 지난해 전 세계 해양쓰레기의 3분의 1이 담배꽁초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6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는 담배꽁초 무단투기 단속뿐 아니라 ‘수거’와 함께 ‘재활용’에 집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반 쓰레기와 따로 수거해 재활용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경기도 구리시청은 전국 최초로 청사 내 흡연부스에 담배꽁초를 재활용하기 위한 수거시설을 설치했다. 이어 지난 3월 서울시청이 청사 내 흡연부스에 담배꽁초 재활용 시설을 마련했고, 지난 7월에는 경남 하동군청이 시설을 도입했다. 지자체가 나서 쓰레기로 여겨지는 담배꽁초를 재활용 자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호주,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담배꽁초 재활용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 국가에서는 길가에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을 설치해 꽁초를 퇴비, 플라스틱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담뱃재, 담뱃잎, 종이 등은 퇴비로 활용하고 필터는 용해 후 플라스틱 재료와 혼합해 재활용하는 식이다. 국내에서도 한 기업이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세계최초로 미생물을 활용해 담배꽁초를 퇴비화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이지원바이오’ 고건호 대표는 “해외의 담배꽁초 재활용은 불과 물이 들어가는데 우리 기술은 미생물로 친환경적인 재활용이 가능하다”며 “담배꽁초로 만든 퇴비는 지자체 둘레길 같은 곳에 사용하면 해충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담배꽁초 재활용 수거함은 최근 넥센타이어 공장, 서울 연세대 캠퍼스에 설치됐다.

◆ 재활용 불가 폐기물인 담배꽁초…생산자책임재활용 품목에 포함해야
현재 담배꽁초는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로 분류된다. 담배 제조사들은 매년 환경부에 폐기물부담금(1개비당 1.225원 수준)을 내고 있다. 2017년 기준 정부가 거둔 담배 폐기물부담금만 895억원에 달한다.
환경부는 지난 5월 민간에 ‘담배꽁초 관리체계’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기고 유해성, 재활용 가능성 등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담배꽁초가 해수로 유입되면 유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고 재활용 가능성까지 검토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맡겼다”며 “퇴비 등으로 재활용을 했을 때 적합한지 유해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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