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NOW] 귀에 낀 무선이어폰 때문에.. 카페·편의점 곳곳 '주문 오류'

강다은 기자 2019. 11. 1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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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자기 목소리 가늠 못해 손님들 너무 작게 말하기 일쑤"
일부선 직원이 이어폰 끼고 응대
1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 “주문 시 이어폰을 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강다은 기자

'주문 시 이어폰을 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객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ㅜ.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 주문대 앞엔 이런 안내문이 붙었다. 직원 김진섭(28)씨는 "손님들이 이어폰을 끼고 주문하면 자기 목소리 크기를 가늠하지 못해 듣기 어려울 정도로 작게 말하거나, 직원 질문에 동문서답한다"며 "무선 이어폰 사용이 늘면서 최근 이런 손님이 갑자기 많아져 두 달 전에 안내를 붙였다"고 말했다.

최근 무선 이어폰이 확산하면서 카페·편의점 등에서 직원과 손님 간 소통난(難)이 늘어나고 있다. 손님이 이어폰으로 귀를 막아 직원 말을 듣지 못하거나 잘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아서다.

6년째 카페 알바를 하고 있는 신모(25)씨는 "유선 이어폰 쓸 땐 한쪽을 빼더라도 다른 쪽과 연결이 돼 있어 계산대 앞에서 한쪽을 빼고 주문을 많이 했었다"며 "하지만 무선 이어폰은 빼면 손에 쥐고 있어야 하는 탓에 손님들이 그냥 이어폰을 빼지 않고 그대로 우리를 대한다"고 말했다. 유선 이어폰은 사용하지 않으면 귀에서 빼는 경우가 많지만, 무선 이어폰은 쓰든 안 쓰든 안경처럼 계속 끼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경기 하남시의 한 카페 직원 신현호(24)씨는 "무선 이어폰 낀 손님 10명 중 절반 이상은 안 빼고 주문한다"며 "적립하는지, 아이스 음료인지를 얼굴을 들이밀며 큰 소리로 물어본다"고 말했다.

반대 경우도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편의점 알바가 에어팟 끼고 계산해주니 화가 났다'는 제목의 글이 화제다. 글은 "물건을 골라 계산대로 갔는데, 알바생 귀에 에어팟이 꽂혀 있었다. 응대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황당해 이어폰을 당장 빼라고 했다"는 내용이다. 이 사연을 두고 네티즌들은 '손님이 꼰대다' '알바생이 예의가 없다'며 댓글로 갑론을박했다. 대학생 박민선(24)씨도 지난 13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카페를 방문했다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박씨는 "카페 사장이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폰을 끼고 주문을 받았다"고 했다.

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무선 이어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무선 이어폰 시장 규모는 1억2000만대로, 작년(4600만대)의 2.5배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무선 이어폰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이어폰 단자(선을 연결하는 구멍)를 없앤 휴대전화를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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